[새영화] 슬로우 비디오
'헬로우 고스트'(2010)를 연출했던 김영탁 감독이 차태현과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신작. 남들이 못 보는 찰나의 순간까지 볼 수 있는 남자 여장부(차태현)는 독특한 시력으로 놀림받던 어린 시절을 뒤로하고 뛰어난 순간 포착 능력을 인정받아 CCTV 관제센터 에이스로 떠오르게 된다. 영화는 '동체시력'이라는 소재를 담고 있는데, 동체시력은 움직이는 물체를 정확하고 빠르게 인지하는 시각 능력을 말한다. 여장부는 뛰어난 동체시력을 가지고 날아오는 숟가락을 단번에 잡아내고, 떨어지는 은행잎을 잡아채는 등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을 발휘한다. CCTV는 칩거생활을 해오던 여장부가 20년 만에 세상에 나와 세상과 대면하게 해주는 도구가 되며, 또한 범죄영화나 스럴러에서 주로 감시나 증거의 도구로 쓰이던 것이 이 영화에서는 관심과 소통의 수단으로 전복되어 그려진다. 남상미, 오달수, 고창석, 진경이 함께 연기한다. 바쁜 현대생활에서도 순간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휴먼 코미디 멜로영화.
[새영화] 제보자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한 이장환 박사(이경영)의 연구 결과가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PD추적'의 윤민철 PD(박해일)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이장환 박사와 함께 줄기세포 연구를 해오던 심민호 팀장(유연석)은 윤민철에게 논문이 조작되었다는 사실과 함께 줄기세포 실험 과정에서 벌어진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양심선언을 하게 된다. 제보자의 증언 하나만을 믿고 사건에 뛰어든 윤민철은 이장환을 비판하는 것은 국익에 반하는 것이라는 여론과 언론의 거센 항의에 한계를 느끼게 되고, 결국 방송이 나가지 못하게 되는 위기에 처한다. '제보자'는 실제로 일어났던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을 극화하여, 우리 사회의 추악한 이면들을 생생하게 고발한다. 영화는 과학 연구와 로비, 여론, 언론과 국가 권력, 대중의 냄비 근성 등 갖가지 사회의 모습들을 통해 진실이 가진 힘과 가치에 대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이후 14년 만에 임순례 감독과 박해일이 호흡을 맞추었다.
[새영화] 애나벨
공포영화로는 이례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컨저링'(2013)의 스핀오프(많은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의 등장인물에 근거해 새로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이자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 전편이 흥행해서 후편을 만들고자 할 때 만들어지기도 한다). 영화는 '컨저링'의 1년 전으로 돌아간다. 그곳에는 공포의 인형 애나벨이 있다. 1968년 캘리포니아, 존은 임신 중인 아내 미아에게 흰색의 드레스를 입은 빈티지 인형을 선물한다. 그날 밤, 낯선 부부가 침입해 존과 미아를 공격한다. 한참의 격투 끝에 발견된 건 인형을 무릎 위에 놓고 죽어 있는 여인이었다. 여인에게서 흘러내린 피가 인형의 얼굴로 스며들어 가며 인형은 생명력을 얻는다. 그렇게 애나벨은 태어나고, 한 달에 한 번, 가톨릭 신부가 기도로 인형 안의 악령을 다스려야 한다. '애나벨'은 피와 폭력이 난무하는 슬래셔 무비가 아니라,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오컬트 무비(초자연적인 사건이나 악령'악마 등을 주 소재로 하는 영화)다. 스산한 기운이 흐르는 고즈넉한 저택을 배경으로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데, 그 무서운 상황을 맞이하고 이겨내는 인간의 용기에 감탄하게 된다. 초자연현상 전문가 워렌 부부는 실존 인물이며, 애나벨 인형 사건 역시 실제 이야기이다.
정민아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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