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18세 성년이 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해마다 비슷한 내용이 되풀이되는데다 킬러 콘텐츠가 될 만한 새로운 볼거리가 없으며 오히려 안동 도심 상권마저 위축시킨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격년제'로 열거나 해외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제안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3년 동안(2009~2011년)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된 뒤 일몰제 적용을 받아 2012년 이후 국비 지원이 중단되면서 예산 부족 등으로 지속적인 발전에 제동이 걸려 있는 상태다.
올해 축제 기간 동안 세계탈문화예술연맹(IMACO) 총회와 관련해 축제장을 방문한 첸셍라이 중국 상하이 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장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아시아권의 '탈'과 같은 무형문화재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하지만 축제 주최 측은 첸 소장과 어떤 제안이나 논의도 하지 않았다. 첸 소장이 소속된 사회과학원은 국무원 직속 연구기관으로 중국 문화계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다.
문화계 인사 A씨는 "첸 소장과 '공동 개최' 또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정책적 약속' 등 축제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될 논의를 해야 했었는데 아쉽다. 이제는 IMACO와 함께 탈춤축제의 국제화를 꾀하거나 축제를 수출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매년 비슷한 주제와 콘텐츠가 되풀이되다 보니 관광객들의 재방문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영록 안동대 유럽문화'관광학과 교수는 "변화하지 않으면 관광객들의 관심이 떨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축제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지금의 프로그램 구성으로는 한계가 있어 획기적인 탈바꿈이 필요하다"고 했다.
열흘 동안 축제장에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안동 구도심과 옥동 신도심에서는 공동화 현상까지 일어나 지역상인들 사이에서는 '역경제성 축제'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왔다.
문화계 인사 B씨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축제는 대부분 도심 속에서 열려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한다. 관광객도 축제를 계기로 지역의 다양한 명소를 둘러볼 수 있기에 지역 상권도 활성화된다. 하지만 지금의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그런 면에서 시민들의 관심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권재환 안동축제관광재단 사무처장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탈춤공원이라는 한정된 곳에서 열리고 있지만 앞으로는 지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간에서 축제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예산 문제만 해결되면 유등과 경극으로 유명한 중국 쓰촨성과 연계해 야간 볼거리를 축제장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에 설치해 야간 체류형 축제로 만드는 복안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안동 권오석 기자 stone5@msnet.co.kr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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