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삿갓에 도롱이 입고…안동 '누치잡이 전통 천렵 시연'

전통 어부복인 도롱이(비옷)에 삿갓을 쓰고 종다래끼(물고기 담는 가방)를 든 어부들이 명주그물을 강물에 풀어 고기를 건져 올리고 있다.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 제공
전통 어부복인 도롱이(비옷)에 삿갓을 쓰고 종다래끼(물고기 담는 가방)를 든 어부들이 명주그물을 강물에 풀어 고기를 건져 올리고 있다.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 제공
욕심 없이 낙동강에서 물고기를 잡던 전설의 강 어부 석바우를 기리는 위령제가
욕심 없이 낙동강에서 물고기를 잡던 전설의 강 어부 석바우를 기리는 위령제가 '낙동강 누치잡이 전통 천렵 시연회'에 앞서 열리고 있다.

"석바우는 해방 전후 낙동강과 반변천에서 물고기를 잡던 강 어부였습니다. 영양군 입암면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그는 항상 흰 무명바지 저고리 차림으로 쪽배를 지게에 지고 이 소(沼)와 저 여울로 옮겨다니며 물고기잡이하러 다니던 강 어부였습니다. 언제나 그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팔 수 있을 만큼의 물고기만 잡던, 착하고 선량한 강 어부였으나 헤엄을 배우지 못해 그만 이곳 귀래정 앞 깊은 소에서 물에 빠져 죽고 맙니다. 그의 자연 사랑, 그리고 애환 서린 강 어부 삶을 기억하기 위해 강 어부의 풍물을 재현하고 그의 넋을 기리기 위해 오늘 모였습니다."

10일 오전 안동 용상동 용상4주공아파트 앞 낙동강 두물머리에서는 이색적 행사가 열렸다. 행사는 '전설의 강 어부 석바우'에 대한 위령제로 시작됐다. 옛 어부들은 만선의 꿈과 가족의 무탈을 위해 강을 지키온 신령 '석바우'에게 음식을 차려 놓고 위령제를 지냈다.

이날 위령제를 시작으로 열린 '제4회 낙동강 누치잡이 전통 천렵 시연회'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낙동강 두물머리에서 11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잊혀 가는 옛 어부들의 문화를 다시 일깨우고 낙동강 강가 문화를 부흥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누치'는 물이 얕은 모랫바닥에 서식하는 물고기로 특히 낙동강에 많다. 어릴 때는 몸 색깔이 은빛을 띠다가 커가면서 금빛으로 변하며, 코 옆 수염이 나는 잉어과 물고기다.

이날 천렵 시연회에서는 전통 어부복인 도롱이(비옷)에 삿갓을 쓰고 종다래끼(물고기 담는 가방)를 든 어부들이 전통 천렵 모습을 선보였다. 명주그물을 길게 늘어뜨려 서로 한쪽 끝을 잡은 뒤 물에 담가 고기를 몰아 잡는 '명주그물 누치 후리기'를 시연해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 밖에 '투망 던지기'와 싸릿대로 엮은 통발로 물고기를 잡는 '동사리 통발 치기', 사발로 물고기를 잡는 '피라미 사발묻이' 등은 방문객들에게 독특한 재미를 선사했다.

행사 기간 중 강변에는 강촌마을 아낙네들이 대형 가마솥을 걸어 두고 갓 잡은 누치를 재료로 매운탕을 끓여 낸다. 행사장을 찾은 사람 누구나 무료로 매운탕 맛을 볼 수 있다.

김명호 낙동강 누치잡이 전통 천렵 풍물보존회장은 "안동지역 강변마을의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향토 민물고기로 만든 매운탕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안동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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