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우리는 꼬리치기 위해 탄생했다

우리는 꼬리치기 위해 탄생했다/스티븐 다얀 지음/서영조 옮김/위즈덤하우스 펴냄

외모는 사람을 판단하고 대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외모가 사회적 활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집단일수록 성형과 다이어트 등 외모를 바꾸기 위한 방법들이 발달한다. 그러나 '성형괴물'이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미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집착은 오히려 '사회적 미'를 떨어뜨린다.

이 책은 남성이 여성에게, 여성이 남성에게 이상적으로 요구하는 미의 요소들을 진화생물학과 신경정신의학의 관점에서 고찰한다. 이를 통해 남성이 사냥을 하고 여성이 육아를 전담하던 시기에 남녀에게 요구되었던 성 역할이 어떻게 아름다움이라는 요소로 전화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여성이 안정적으로 자원을 공급받고 남성이 더 많은 자손을 남기기 위해 선택해야 했던 생존 요건들이 미의 기준으로 진화한 과정을 흥미롭게 설명한다.

연구에 따르면 부부가 헤어질 확률이 가장 높은 시기는 첫 아이가 일곱 살이 되었을 무렵이라고 한다. 원시적 시각에서 보면 만 일곱 살은 스스로 독립할 능력이 갖추어진 시기로 이쯤이 되면 아이를 하나 더 갖거나 생식 능력이 더 뛰어난 짝을 찾으라는 경계경보가 부부의 내면에서 샘솟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때 남성들은 흰 피부와 도톰한 입술을 가진 여성에게 흥미를 느끼는데, 이는 여성이 나이가 어리며 생식 능력이 왕성하다는 것을 뜻하는 진화적 메시지이다. 실제로 여성의 입술은 생식 능력이 높을 때 약간 충혈되며 열네 살쯤 평균 19.4㎜로 가장 두꺼워진다. 여성 역시 안정적으로 자원을 공급할 수 있게 생긴 남성에게 끌리는 성향을 보이는데, 튼튼한 턱뼈를 가진 남성에게 매료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튼튼한 턱뼈는 남성 호르몬이 풍부하게 공급될 때 발달하기 때문이다. 316쪽, 1만5천원.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