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텅빈 고속도로…국민 혈세 '줄줄'

이완영·김희국 "엉터리 수요 예측"…실제 관측된 교통량 절반도 못미쳐

엉터리 교통량 수요 예측으로 국민 혈세가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완영 새누리당 국회의원(칠곡성주고령)이 최근 열린 한국도로공사 대상 국정감사에서 타당성 평가 기초자료인 예측 교통량과 실제 관측된 교통량의 격차가 크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고속도로 건설사업 타당성 평가의 기초자료인 예측 교통량은 고속도로의 최적 개통시기, 통행료 수익 산정 등에 활용되며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다.

이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개통된 14개 고속도로의 타당성 조사(기본설계) 당시 예측된 교통량 대비 실제 관측된 교통량은 평균 40%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주~양평(5%), 장성~담양(17%), 목포~광양(22%), 익산~장수(22%) 등은 심각한 실정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잘못된 수요 예측은 고속도로 이용객 저조로 텅 빈 고속도로가 발생하는 등 혈세 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고, 도로공사의 수익성 저하로 재무 건전성 악화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정부는 부실한 수요 예측에 대한 엄격한 제재 및 책임 강화 등 교통수요 예측의 정확도와 신뢰도 확보방안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한국도로공사 대상 국감에서는 최근 5년간 개통한 고속도로의 예측대비 실이용률이 44%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국 새누리당 국회의원(대구 중남구)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현재까지 개통한 전국 고속도로 총 6개 노선에서 23만5천대가 이용할 것으로 예측돼 사업비 8조6천억원이 투입됐지만 실제 이용량은 예측량 대비 44.3%인 9만3천대에 불과했다.

특히 이들 구간은 모두 국토교통부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편익비(B/C)가 1을 넘어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지만 그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쳐 타당성 조사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특히 여주~양평 도로는 B/C가 4.89로 매우 높게 평가됐지만 실교통량은 고작 10%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도로 건설은 대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더 세밀하고 정교한 예측이 필요하다"면서 "왜 예측과 실제가 합치되지 않는지, 왜 타당성 조사는 이러한 측면을 포착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 향후 이어질 고속도로 사업에서는 현실을 더 반영할 수 있는 평가방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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