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별에서 외계인들이 UFO를 타고 지구를 방문했다. 은하계 외진 곳, 태양계의 3번째 행성 지구는 소문대로 숨 막히게 아름다웠다. 외계인들은 지구의 이런저런 정보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을 뒤지던 그들의 눈에 띈 것은 2011년 3월의 기사였다.
어느 기업의 이미지 광고도 눈길을 끌었다. '지구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 전기와 물을 공급하는 기술로 지구의 가치를 높인다는 내용이다. 기술을 통해 인류 사회에 공헌한다는 광고 콘셉트는 참신해 보였다. 그러나 외계인들의 관점에서 볼 때 현재 지구인들이 가진 기술 수준은 환경을 파괴해 지구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하면 모를까, 지구의 가치를 단 한 푼이라도 높일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외계인들은 다음과 같은 보고서를 썼다.
물질문명에 극으로 치닫다 보니 너도나도 '돈, 돈, 돈!'을 외친다. 돈은 신앙이자 숭배의 대상이고 영혼마저 지배할 기세다. 경제적 가치 앞에선 다른 가치가 무릎을 꿇는다.
특정집단이 어떤 사업을 추진하면서 단골처럼 내세우는 것이 '경제효과'다. 이명박정부 때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면서 한 민간연구소는 경제효과가 21조~24조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한 경제단체는 한 술 더 떠서 G20 정상회의가 450조원의 기여를 한다고 내다봤다.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생산유발 효과는 5조5천여억원으로 발표됐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경제 기대효과는 64조원에 이른다. 국제 스포츠행사, 이벤트 등이 열릴 때마다 발표된 경제효과가 다 구현됐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제1위의 부국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는 점점 더 피폐해진다. 도대체 허울 좋은 경제효과는 다 어디로 샜나.
최근 폐막한 인천아시아대회의 경우 20조원 경제 효과를 운운했지만 1조원이 넘는 빚을 남겼다. 그 부담은 인천시민들 몫이다. 이 대회가 준 교훈이 있다면 일회성 스포츠 이벤트로 환상을 심어주는 시대는 이제 종언을 맞고 있다는 것이리라. 경제효과? 썩은 호박에 이도 들어가지 않을 소리이다. 인제 그만 우려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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