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소재·기술·업체 갖춘 경북, 국립 한복진흥원 적지

경상북도가 정부의 전통문화 브랜드 육성 전략인 '한(韓) 스타일' 브랜드화 사업 구심체 조성 사업의 마지막 남은 영역인 국립 한복진흥원을 설립한다. 경북도는 한복진흥원 설립을 위해 2015년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비로 국비 10억원을 확보했으며, 국비'지방비 250억원을 투입하여 2017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늦었지만 환영한다.

정부의 한 브랜드 6대 사업인 한옥'한식'한지'한글'한국음악'한복 가운데 한복을 제외한 다섯 가지 사업은 이미 서울과 전라도에 배정됐다. 마지막 남은 대한민국 한복진흥원이 양잠업과 명주로 유명한 경북 상주 함창 교촌리 일대에 보금자리를 틀게 된 것이다.

경북에 국립 한복진흥원이 와야 될 근거는 충분하다. 우선 경북은 한복의 원단이 되는 명주'안동포'인견 등 천연소재의 생산지이다. 양잠업으로 유명했던 상주 함창의 명주는 한산 모시만큼이나 유명하고, 영주의 풍기 인견은 여름용 옷감으로 최고 인기이다. 안동의 안동포와 봉화 삼베 역시 고품격 자연소재이며, 경북 성주 용암 두리실마을에는 인간문화재 백문기 여사가 베틀 짜기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경북은 한복을 짓는데 필수인 각종 천연소재를 생산해내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을 뿐 아니라 한복소재의 가공 과정인 천연 염색도 활발하다. 청도'영천'안동 등지가 대표적이다. 또한 전국적으로 한복업체 밀집도도 대구'경북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1천만 인구가 사는 서울에는 한복업체의 14.5%가 있지만, 대구'경북에는 15.9%나 밀집해있다. 기술을 지닌 전문인력 또한 경상도에 압도적으로 많이 살고 있다. 한복 명장 9명 가운데 7명이 경상권에 있다. 한복의 세계화에 필요한 기술'소재'인력이 모두 경상북도에 있으니 대한민국 한복진흥원은 당연히 이곳으로 와야 한다.

그동안 경상북도는 정부의 한 브랜드화 사업에 홀대를 받아왔다. 훈민정음 상주 해례본이 있으나 한글박물관을 서울 용산에 내줬고, 경북 도내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한옥이 남아있으나 국가한옥센터를 안양에, 한옥생활체험관은 전주에 내줬다. 마지막 남은 한 브랜드화 사업인 국립 한복진흥원이 소재'업체 군집'전문가 보유 외에 천연 염색에 디지털 날염 기반까지 갖춘 경북에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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