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택시장 활황을 견인하던 대구의 주택시장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분석한 최근 3년간 주택가격 누적변동률을 보면 대구는 25.6%로 전국 평균 3.0%는 물론 6개 광역시 평균 7.8%의 3배를 넘었다.
2008년 3만 가구를 조금 웃돌던 대구 주택 매매 거래량도 한 해 평균 5만 가구 수준으로 올라섰고 최근 2년간 청약경쟁률도 8.8%로 전국 2.6%, 서울 4.1%를 훨씬 웃도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표와 달리 최근 들어 미분양 가구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며 초기에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대구테크노폴리스와 세천지구 단지들도 계약률이 80%에 그치는 등 분양 이슈 지역에서도 힘이 빠지고 있다.
줄곧 하강 곡선을 그렸던 미분양도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4월 296가구까지 줄어들었던 대구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7월 1천94가구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자산관리연구소 이진우 연구위원은 "2008년 미분양주택이 2만 가구에 달했던 점을 생각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3년간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줄어들던 추세가 반전됐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고 진단했다.
급증하고 있는 주택 공급 물량도 경고음을 증폭시키고 있다. 대구의 아파트 입주량은 올해 7천480가구, 내년 1만408가구, 후내년엔 2만279가구 등으로 2016년까지 약 4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 입주 물량이 예년 수준을 밑돌아 분양 물량이 소화되고 있지만 연평균 1만 호 이상이 입주하는 내년과 2016년은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 대구 주택시장이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던 2008년에도 예년 평균의 2배에 달하는 3만3천 가구가 입주해 미분양이 2만 가구까지 증가했다.
특히 대구는 테크노폴리스, 혁신도시 등 신규 택지지구 위주로 공급돼 기존 주택의 멸실이 없는 공급인 탓에 과잉공급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상 기운은 청약가점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시장은 한 풀 꺾이는 추세지만 청약점수는 여전히 높아 거품이 많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진우 연구위원은 "요즘 신규 분양 아파트 단지의 청약 경쟁률과 높은 청약가점을 보면 외부에서 사온 청약 통장을 다 쏟아붓는다는 인상을 받는다. 막판 떨기 양상이 짙다"고 말했다.
살아나는 수도권 부동산 경기도 복병이다. 지방에 몰렸던 투기 자본이 일시에 빠져나갈 수 있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 지역에는 호가만 있고, 거래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전세가율은 전국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공급 시차를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이준용 부동산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연평균 1만 호 이상이 입주하는 2015년과 2016년에는 시장이 침체를 겪을 수 있다"며 "주택은 인허가에서 공급까지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최소한 3년 뒤를 내다보고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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