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다. 한국은행이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하했다.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려서 돈을 돌게 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증시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정부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사용했음에도 주가부양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증시를 떠나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일까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증권 투자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과 비교하면 두 배정도 늘었다.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국내 금융사의 수익률이 악화하면서 너도나도 새 투자처를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그러나 해외투자가 만만한 것은 아니다. 환율 변동 등 국내외 리스크가 적지 않아서다. 17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해외 주식이나 채권에 대한 국내 거주자의 투자 잔액은 올 6월 말 기준 1천965억 달러(약 209조2천억원)로 집계됐다. 이 중 70% 정도는 주식에 대한 투자였다. 10년 전인 2004년(331억달러)보다 6배, 5년 전인 2009년(1천12억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1천965억달러 중 70% 정도는 주식에 대한 투자였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증권 투자 잔액은 2000년 이후 꾸준히 늘다가 2007년(1천586억달러) 1천억달러를 넘어섰다.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말 751억달러로 급감했으나 이후 2010년 1천122억달러, 2011년 1천35억달러, 2012년 1천377억달러, 2013년 1천693억달러로 증가했다.
투자 지역 역시 그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한정됐으나 최근에는 아시아 등 신흥국에 몰리면서 투자의 다변화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증권 최대희 차장은 "은행의 경우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고 증권사 역시 경기침체에 따른 거래 위축으로 금융상품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고수익 해외 금융투자 상품에 기대려는 개인의 투자 심리가 높다"고 밝혔다. 또 "주요 투자국에 대한 금융시장 동향을 상시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적절한 환위험 관리도 해외증권 투자 과정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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