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쇠를 달궈 두드리는 대장장이는 문명 발달에 큰 공헌을 한 직업군이다. 하지만 기계화가 추진되면서 힘이 들고 돈벌이도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대장장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도 없어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지만 여전히 전국 곳곳에서 망치 소리가 끊이지 않는 대장간이 있다. 대장장이가 돈 잘 버는 기술직으로 인정받던 시대에 일을 배운 이들은 대부분이 고령층이고 은퇴를 앞두고 있다. 당시만 해도 사람이 직접 쇠를 뽑고 두들겨 만들어야 했지만, 요새는 세월이 좋아져 그 자리를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뜨거운 화덕 앞에서 쇳덩이를 달구고, 기계 소음과 진동을 온몸으로 감내하며 작업하는 것은 여전히 대장장이의 몫이다. 건축 공구부터 가정에서 쓰는 식칼까지 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이들. 365일, 온종일 쇳덩이와 고군분투하는 대장장이의 작업 현장이 이번 주 '극한 직업'을 통해 공개된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대장간에서는 온종일 망치질 소리로 요란하다. 좁은 공간에서 대장간의 맥을 이어가는 사람은 단 세 명.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호미, 작두, 건축 공구 등 쇳덩어리 하나로 이들이 만드는 도구는 수백 가지가 넘는다. 사방으로 날리는 쇳가루와 매캐한 연기에 열악한 작업 환경이지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도구를 만든다는 자부심이 이들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된다.
식칼의 본 고장이라 불리는 남원. 이곳에서는 경력 50년의 칼 전문 대장장이가 아내가 함께 대장간을 운영하고 있다. 날카로움이 생명인 칼 작업을 할 때는 긴장을 놓아선 안 된다. 아슬아슬한 작업의 연속이지만 다친 상처를 치료할 틈도 없이 작업은 계속된다.
이경달 기자 @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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