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양덕초등학교 강당, 연결통로 등 일부 건물이 지반 침하로 매년 꾸준히 가라앉아 부실 시공 의혹을 사고 있다. 일부 건물은 뒤틀림이 심해 철거 명령까지 내려진 상태다. 이 건물은 똑같은 현상으로 이미 한 번 철거된 후 재시공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육청의 안이한 대처와 설계 초기 단계부터 잘못된 공법이 사용됐다는 의문마저 제기된다.
지난 2010년 3월 개교한 양덕초교는 시공사인 진흥기업이 건립비 100억원가량을 모두 부담한 후 20년간 포항교육지원청에 임대하는 BTL 공법(민자투자 방식)으로 지어졌다.
그러나 양덕초교는 개교 후 고작 1년도 안 돼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교사동(교실'교무실 등)과 강당동(급식실 등)을 잇는 연결통로가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뒤틀렸기 때문이다. 연결통로는 2010년 7월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즉시 철거 후 재시공'을 해야 하는 최하위등급, E등급 판정을 받았다.
다음해 6월 연결통로를 재시공했지만 뒤틀림 현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연결통로는 지난 6월 정밀안전진단 결과 또다시 E등급을 받아 재시공이 이뤄질 때까지 현재 사용이 중지돼 있다. 더욱이 반복된 연결통로 문제는 같은 기간 강당동이 서서히 침하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경상북도교육청 조사 결과 강당동은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약 14㎝ 침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침하 속도가 다소 줄었으나 1년 동안 약 0.9㎝ 정도는 더 침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도교육청은 지난 9월 강당동에 대한 사전안전진단을 실시해 보수공사가 시급한 D등급을 매겼으며, 27일까지 정밀안전진단을 벌이고 있다. 강당동에 있는 급식소 역시 사용이 제한됐으며 이 때문에 학생들은 도시락을 싸오고 있다.
양덕초교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대거 전학시키는 등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강당동 침하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달 40여 명의 양덕초 학생들이 인근 학교로 전학했다. 양덕초학부모대책위 관계자는 "계속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아예 처음부터 부실 시공이 이뤄졌다는 증거"라며 "처음 연결통로 문제가 나왔을 때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지 않고 재건축 등 미봉책만 내놓은 것과 관련해 시공사는 물론, 교육청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학부모들은 강당동을 철거하고 새로 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청과 시공사는 보강공사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포항교육지원청 시설과 관계자는 "양덕초교 아래의 지반에는 뻘이 많아 시공 후 물과 공기 등이 빠져나가면서 서서히 침하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대부분 물이 빠져나가 침하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시공사 측에서도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만큼 빠른 시일 내 강당동 바닥에 새로운 기둥을 박아 지반을 안정화시키는 보수작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연약한 지반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공법으로 인해 학교 건물 침하가 계속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비교적 멀쩡한 교사동에는 파일 공법이, 문제가 불거진 강당동에는 매트 공법이 시행됐다. 파일 공법이란 연약한 지반에 깊숙이 기둥을 박아 안정화시키는 작업이며, 매트 공법은 비교적 얕은 기둥을 박고 그 위에 콘크리트로 매트 형식의 바닥을 까는 작업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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