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한 재무설계] 결혼 2년차의 재테크

길게? 짧게?…기간 따라 투자방법 달라요

김일수(34) 씨 부부는 결혼한 지 2년차인 신혼부부다. 갓 두 돌을 넘긴 아들이 있고, 5개월 후에는 둘째가 태어난다. 아이가 둘이다 보니 교육자금 걱정이 많다.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비 지출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대학등록금도 미리 준비해야 걱정을 덜 것 같다. 아직 전세로 살고 있어 내 집 마련에 대한 꿈도 있지만 최근에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올라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내 집 마련 꿈을 포기할 수는 없고 이제부터 꾸준히 저축을 해보려고 한다.

◆목표에 따라 저축하는 법도 다르다

결혼 후 바로 저축을 시작했지만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는 김 씨 부부. 그러나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종잣돈을 만드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재테크는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인내심을 가지고 느긋하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 김 씨 부부는 1년짜리 적금을 넣는 것이 재테크의 전부였다.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반드시 재테크에 성공하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에 방식을 바꿔보기로 한 것이다.

효과적으로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시간과 인내심도 필요하지만 체계적인 방법도 필요하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 공부하면서 관심을 쏟아야 한다. 먼저 재무목표를 수립하고 목표에 따른 투자기간을 설정하자. 재무목표와 투자기간에 따라 금융상품의 종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기 목표엔 정기적금 등 안전한 상품이, 장기 목표에는 수익성 위주의 적립식펀드가 좋다. 그리고 내 집 마련이 최우선 목표인 김 씨 부부지만 자녀교육비와 노후준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언제쯤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김 씨 부부는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6년 후쯤 대구 수성구에 85㎡의 아파트를 장만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김 씨가 생각하는 수성구의 85㎡ 아파트 가격은 약 3억5천만원 정도. 여기에 세금 및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약 3억6천만원이 소요된다. 현재 김 씨 부부의 재산은 전세보증금 1억5천만원, 정기적금이 만기된 금액 2천500만원이다. 물론 전세보증금은 예단 등 결혼비용을 줄이고 준비한 돈이다. 현재 부족자금은 1억8천500만원. 앞으로 6년 동안 김 씨 부부가 모아야 하는 돈이다.

매월 200만원 정도 저축이 가능하지만 이 돈을 몽땅 내 집 마련에 넣을 수 없어 우선 130만원을 내 집 마련 목표에 할애하기로 했다. 비상예비자금 500만원을 제외한 2천만원은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장기간 운용해보자. 이 돈은 채권형펀드와 주식형펀드에 반반 나누어 넣으면 되겠다. 그러면 6년 후에는 3천만원(기대수익률은 채권형펀드 4%, 주식형펀드 10% 가정) 정도 모을 수 있다. 그리고 교육자금과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을 제외한 130만원은 적립식펀드로 굴리자. 6년 후에는 약 1억2천600만원(주식형펀드 기대수익률 10% 가정)을 모을 수 있다. 6년 후 내 집 마련을 위한 부족자금은 3천만원 정도. 6년 후에는 큰 무리를 하지 않아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대학등록금 인상률, 물가상승률 3배

몇 년 전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명목 교육비 지출액이 40조원을 넘어섰고 가구당 교육비 지출액은 240만원으로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액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4%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사교육비 지출을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최근 몇 년간은 대학등록금 논란으로 인상률이 미미하지만 지난 10년간 대학등록금 인상률은 물가의 3배에 달해 대학등록금 1천만원 시대가 온 지 오래됐다.

자녀교육비는 두 가지로 구분해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하나는 초등학교부터 지출금액이 늘어나는 사교육비, 또 하나는 대학등록금이다. 초등학교 등의 사교육비는 생활비에서 충당되어야 한다. 김 씨 부부의 경우 내 집 마련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자녀교육비가 지출되는 시점이어서 그때부터 저축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대학등록금 마련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대학 4년 동안 등록금 4천만원을 마련하겠다면 물가상승률 2%를 적용, 첫째(2세)가 대학에 입학할 시점에 필요 교육비는 5천700만원, 둘째(0세)는 5천900만원이다. 이 돈을 모으려면 첫째가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18년 동안 매월 14만원(투자수익률 10% 가정)을, 둘째가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20년 동안 매월 12만원을 저축하면 된다. 대학등록금 마련 등 장기적인 재무목표는 적립식펀드가 제격이다. 따라서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매월 26만원씩 적립식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적립식펀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변동성이 낮은 배당주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노후준비를 좀 더 보완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공무원연금제도를 놓고 논란이 있는데 김 씨 부부도 그 대상이다. 공무원인 부인의 연금 때문에 노후준비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이제는 안심할 수 없다.

김 씨 부부는 공무원연금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건이 나은 편이다. 따라서 조금 보완하는 수준에서 준비하면 되겠다. 은퇴 후 노후생활비로 250만원 정도의 여유로운 생활을 원하는 김 씨 부부는 변액유니버셜보험으로 공무원연금을 보완할 것을 권한다. 매월 40만원씩 은퇴할 때까지 25년 이상 적립한다면 적지 않은 목돈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변액유니버셜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중도인출 기능을 활용하여 자녀가 결혼할 경우 일부 인출해 결혼자금에 활용할 수도 있다.

자료=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정리=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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