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생명주고 떠난 75세 '천사' 김석분 할머니

뇌사판정 후 간·신장·각막 이식 수술…대구경북 최고령 기증자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게 된 70대 할머니가 장기 기증으로 여러 환자에게 새 생명을 남기고 떠났다. 경북대병원은 지난달 23일 뇌사 판정을 받은 고 김석분(사진) 할머니가 간'신장'각막을 기증하고 영면했다고 30일 밝혔다. 75세인 김 씨는 대구경북에서 최고령 장기 기증자다.

지난달 울산에서 올라와 대구 한 병원에서 뇌출혈로 입원 치료를 받던 김 씨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다시 의식을 잃었다. 김 씨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고,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곧바로 장기기증 의사를 전했다.

유가족의 뜻을 전달받은 경북대병원 장기이식센터팀은 기증자가 비록 고령이지만 간'신장'각막이 나이에 비해 비교적 양호하다고 판단하고 장기 기증을 시행했다.

김 씨의 간은 간경변증으로 치료받던 서울의 한 환자에게 이식됐고, 신장은 서울의 한 병원과 경북대병원에서 말기신부전으로 투석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 2명에게 각각 이식됐다.

유가족들은 "고인이 평소 이웃을 위하는 마음이 남달랐기 때문에 이런 뜻을 받들어 장기기증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 건강한 육체를 유지해 마지막 가시는 길에도 여러 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나눔을 실천하신 어머니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장이식 수술을 담당한 신장내과 조장희 교수는 "고령화 사회로 진행되면서 장기 기증자의 연령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번 장기기증을 계기로 지역에서도 고령 기증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따뜻한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해주신 유족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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