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단체 "입법 과정 지방 영향력 약화"

대구경북 정치학자와 시민단체들은 이번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지역성과 도'농 격차를 고려하지 않은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인구가 과밀화된 수도권과 달리 영'호남과 강원 등에선 인구가 감소하고 있어 국회의원 의석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투표의 평등성을 생각하면 옳은 결정일지 몰라도, 이번 헌재 결정은 수도권 의석수를 늘리고 지역 의석수를 줄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2000년대 들어 인구'경제'문화 부문에서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급격해지며 비수도권에 대한 차별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제는 정치적 영향력에서도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고 했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과거에 비해 지방의 인구와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데 헌재 결정으로 지역의 이익이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이 더 약해지게 됐다"며 "지방은 인구가 적어도 전통과 특수성이란 것이 있는데, 이번 결정은 이를 무시하고 수도권 집중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고 했다.

비수도권 지역의 대표성 약화라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선 비례대표 수를 늘리는 등 제도적인 대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용흔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헌재 결정으로 인해 비수도권의 국회의원 수가 줄어드는 문제는 다른 제도의 개선을 통해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며 "비례대표 의원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선거제도를 바꾸고, 각 정당은 각 지역에 할당해 비례대표 정당 명부를 작성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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