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풍각면 대흥농산 1공장과 각남면 2공장에 들어서면 그 규모에 압도당한다. 살균소독을 하고 들어간 공장 내부는 입병부터 살균, 배양, 발아, 억제, 생육, 탈지, 생산, 포장에 이르는 전 공정이 생력화된 자동화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다. 각 공정마다 소수 인원이 배치되어 있을 뿐, 직원 대부분은 포장단계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이 바로 국내 팽이버섯 브랜드 '황소고집'으로 내수시장 점유율의 35%를 차지하는 대흥농산이다. 팽이버섯 단일 품목으로 따지면 세계 최대 생산시설이며, 고품질 버섯을 생산하는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해외 수출로 눈을 돌려 농산물 부문에서 수출을 주도하는 선봉에 서 있다.
◆허허벌판에서 일군 버섯 선도기업
요즘 우리 식탁에 흔히 오르는 팽이버섯은 대형마트와 시장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다양한 요리법도 개발되어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한번 먹기가 쉽지 않은 식품이었다. 야생의 팽이버섯은 늦가을에서 이른 봄에 걸쳐 각종 활엽수의 고목에서 발생하는 버섯이었다.
대흥농산은 지난 1993년 청도 풍각면 흑석리 허허벌판에 팽이버섯 공장을 설립했다. 이후 20여 년 동안 팽이버섯 품질개선과 시설 확충에 매진해 왔다. 대흥농산이 대량 생산하는 첨단시설을 갖추고, 친환경 버섯을 출시하면서 팽이버섯이 일반 소비자에게 성큼 다가온 것이다.
대흥농산은 풍각 제1공장에 이어 2011년 각남 제2공장을 준공함으로써 명실상부한 팽이버섯 국내 선두기업으로 우뚝 서게 됐다. 1일 70t, 약 23만~24만 팩을 생산해 '황소고집' 브랜드로 내수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대흥농산의 강점은 바로 최첨단 자동화 설비에 있다. 버섯 생산에 과학적인 개념을 도입한 시스템과 앞선 기술력으로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우수한 종균 선택에서 생육, 투명한 선별, 포장에 이르기까지 중앙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대흥농산 관계자는 "팽이버섯이 최적의 생장환경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빛깔이 곱고, 영양이 풍부하며 진공포장 후 바로 유통되어 소비자에게 싱싱함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대흥농산이 처음 팽이버섯 무인자동화에 나섰을 때 국내에서는 설계기술이 전무한 상태였다고 한다. 팽이 생산 생력화 시스템을 갖추는데만 꼬박 4년이 걸렸다고 한다.
대흥농산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기업이지만 기술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흥농산의 종균기술연구소는 기존 고체 종균으로 25일씩 걸리던 배양기간을 7일로 단축한 액체 종균을 개발했다. 또한 밀기울 등 10여 가지의 원료에 참숯을 넣은 배지로 살균과 동시에 미생물이 자라는 시간을 단축시켜 병충해에 강한 버섯을 생산하는 기술력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런 대흥의 앞선 설비와 기술력 덕분에 최근 중국, 일본 등지에서 생산기술을 전수받으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흥농산 측은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점, 첨단농업기술을 활용한 점, 아낌없는 연구개발 투자가 성공 포인트"라고 했다.
◆고품질 버섯으로 세계시장 노크
국내시장을 선점한 대흥농산은 해외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수출 초기에는 버섯의 계절적 수요의 부침과 국내 공급물량 조절 등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두드렸다. 최근에는 친환경'고품질 버섯으로 현지 소비자에게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버섯 소비시장이 점점 확대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양항석 대표는 "샤브샤브 요리가 발달한 쓰촨, 충칭을 비롯해 선전, 상하이 지역은 팽이버섯 소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중국 현지의 설비가 국내 기술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팽이버섯은 저온에서 재배해야 하지만 중국 재배농가는 아직 저온설비를 갖출 능력이 없어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절기 경우 국내에서는 수요가 줄지만 중국은 계절적 수요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거대 시장이라는 판단이다.
양 대표는 "거의 무한한 물량의 버섯이 소비되는 중국은 머지않아 미국보다 시장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흥농산은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 중국 수출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대만, 호주, 미국, 싱가포르, 캐나다, 유럽 시장을 수출 유망 개척지역으로 손꼽고 있다. 대흥농산은 2007년 46만달러, 2009년 870만달러, 2011년 546만달러, 2013년 626만달러어치의 버섯을 수출했다.
청도 노진규 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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