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출제 오류 논란이 또 일고 있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14일 이의신청 게시판(kice.re.kr)의 문을 열자마자 오류 지적이 폭주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이의신청이 몰리고 있는 문항은 ▷생명과학Ⅱ(과학탐구) 8번 ▷영어 25번 등이다. 생명과학Ⅱ 8번은 대장균이 젖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의 생성 과정과 관련, 보기에서 옳은 것을 고르는 문제다. 평가원은 보기 'ㄱ'과 'ㄴ'이 맞다고 보고 정답을 4번이라고 제시했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ㄱ'도 틀려 'ㄴ'만 옳다고 본 2번이 정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기 'ㄱ'은 '젖당이 있을 때 야생형 대장균에서 RNA 중합효소는 조절유전자와 결합한다'라고 돼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수험생들은 '젖당이 있을 때'라는 표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실험을 하다 보면 젖당이 없을 때도 결합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수험생은 3만3천 명이다.
영어 25번 문항의 경우 '복수 정답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25번은 '미국 12~17살 청소년들의 2006년과 2012년 소셜미디어 이용 실태' 도표를 설명한 내용 가운데 틀린 서술을 고르는 것이다.
평가원은 명백히 틀린 4번을 정답으로 제시했지만, 이의신청자들은 '휴대전화 번호 공개율이 2%에서 20%로 18% 올랐다'는 5번도 틀려 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대비 18% 증가했다면 20%가 아닌 2.36%로, 18%가 아니라 18%포인트가 맞다는 것이다. 이의신청자들은 "통계청 또한 %의 수치 차이를 비교할 땐 '%포인트'를 쓰도록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 학교에서는 수능 출제 오류와 관련한 혼란은 아직 크지 않다. 교사들은 "가채점 과정에서는 학생들 사이에 별다른 이의 제기가 없었다. 다만 출제 오류가 불거지면서 뒤늦게 이의신청이 쏟아질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영어 교사들은 "EBS 수능 교재에 '%포인트'를 언급한 문항이 제시된 바 있다"며 "오류로 볼만한 근거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평가원은 이 같은 출제 오류 시비에 대해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지만, 김성훈 평가원장 등이 일요일(16일)에도 출근해 이의신청 내용을 검토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평가원은 17일까지 이의신청을 받고, 내외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뒤 24일 최종 정답을 발표한다.
이상준 기자 all4you@msnet.co.kr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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