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드론 택배

무인 택배 시대가 열릴까. 가능성을 키운 것은 드론 기술의 진화다. 드론이란 조종사 없이 무선으로 조종 가능한 초소형 항공기를 말한다. 드론은 이미 여러 곳에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최근 '나노 드론'을 공개했다. 길이 10㎝, 너비 2.5㎝, 무게 16g에 불과한 초소형 드론이다. 크기가 작은 만큼 '검은 말벌'이란 이름이 붙었다. 작지만 할 일은 다한다. 헬리콥터 모양의 이 드론은 초소형 카메라를 싣고 아프가니스탄 전장 곳곳을 누빈다. 적군의 움직임을 속속들이 실시간으로 감시해 아군을 적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은 일찍부터 드론 저격수를 키워왔다. 드론 저격수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에서 드론을 조종해 수많은 테러리스트들을 사살했다. 드론 전쟁은 이미 2002년부터 미국 군사작전의 한 축이 됐다. 전쟁에 이용되는 드론의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이 내년 상반기 드론 택배서비스에 나선다. 택배기사도 모집중이다. 택배기사는 기존에 필수적이던 운전면허증 대신 5년 이상 드론 조종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아프간에서 드론 조정 경력을 쌓은 저격수들에겐 좋은 일자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존은 우선 2.3㎏까지의 물품을 16㎞까지 운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회전날개 8개를 단 옥토콥터를 이용, 주문 30분 만에 배송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드론 택배 사업엔 구글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구글은 드론 택배프로젝트 윙을 준비 중이다. 이미 가축용 백신과 구급 상자를 농가까지 배송하는 30여 차례의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드론 택배가 현실로 다가오자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레이더에 잡히지도 않은채 하늘을 날아다니는 드론은 항공기 안전에 위협적이다. 미국 연방 항공청은 이런 이유로 '사업용도의 드론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드론 택배가 보편화할 경우 기존 택배기사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래도 시대는 변한다. 인간의 뇌를 대신할 자동제어 장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로봇이 프로그램에 따라 세월호를 조종했다면 참사가 일어났을까하는 의문도 있다. 드론 택배는 영화에서나 봐오던 로봇의 시대 예고편에 불과하다. 로봇이 인간을 밀어내는 징후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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