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십억 들인 오미자 공장·지보 참우마을 운영 부실

도 군비 농업 보조금 지원, 수익 없이 '돈 먹는 하마'

예천군이 농업보조금 수십억원을 지원해 추진한 오미자 가공공장과 지보참우마을 등 \
예천군이 농업보조금 수십억원을 지원해 추진한 오미자 가공공장과 지보참우마을 등 \'부자 만들기\' 사업이 기대했던 성과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지보참우마을 전경.

예천군이 농업보조금 수십억원을 지원해 추진한 오미자 가공공장과 지보참우마을 등 '부자 만들기' 사업이 기대했던 성과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수익성에 대한 사전조사가 없었고 이후 관리'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아까운 돈만 날릴 처지가 됐다.

예천군은 지난 2011년 군비와 도비 등 10억5천만원을 지원하고 자부담 2억5천만원을 합쳐 모두 13억원을 투입, 용문면 성현리에 오미자 가공공장을 건립했다. 하지만 엄청난 혈세를 들여 지은 오미자 가공공장은 공장이 완공된 이후 최근까지 단 한 차례만 가동했을 뿐 수익성이 없다는 핑계로 공장을 돌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2013년 한 차례 공장 가동을 통해 생산한 오미자청 700㎖들이 500병도 판매를 하지 못해 200병의 재고가 쌓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주체인 착한농부영농조합법인은 원재료인 오미자 가격이 비싸 제품 생산이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금은 오미자를 수매해 대부분 생과로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2년 5월 문을 연 지보참우마을도 사업 주체인 지보참우마을영농조합법인의 운영 미숙과 군의 관리'감독 소홀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보참우마을은 당시 국비 5억원, 군비 3억원, 자부담 2억원이 들어갔다. 먹거리체험장, 농산물판매장, 농사체험장 등의 시설이 지보면소재지에 건립됐다.

한때 참우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로 고수익을 올리며 타 지역 축산농가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인근 안동과 의성 등지에 한우 직거래 식당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2012년 5월 개장 이후 올 6월까지 월 1천만원 정도 운영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참우마을 방문자도 2013년 3만여 명에서 올해 10월까지 2만3천300명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판매도 대부분 택배에만 의존하는 실정이다.

주민 장모 씨는 "10억원에 가까운 혈세가 지원된 지보참우마을 식당이 일반 고깃집에도 있는 숯불구이 시설조차 없어 가스불로 고기를 굽는다"며 "예산을 지원했으면 군에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정철용 지보참우마을 운영위원장은 "참우마을을 개장한 이후 식당을 위탁 운영하다 보니 시설 투자와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해 손님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며 "앞으로는 작목반에서 직접 운영을 맡아 식당 설비를 최신으로 교체하고, 대도시 방문 홍보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참우마을을 정상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예천군의회는 이달 13일 제191회 임시회 군정질의를 통해 용문 오미자 가공공장과 지보참우마을 등 부자 만들기 사업에 지급된 보조금 전반에 대한 각종 문제점 등을 제기했다. 이날 조경섭 군의원을 비롯한 대다수 군의원들은 "운영이 부실한 오미자 가공공장과 지보참우마을은 당장 보조금 전액을 회수해야 한다"며 "이번 사업은 지역 농가 소득 향상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법인 대표나 특정인을 위한 사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예천군 농정기획 담당자는 "오미자 가공공장 경우, 산지 오미자 가격이 수매단가보다 높아지면서 원료 수급이 어려워 공장을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산지 가격이 안정되면 정상 운영될 것"이라며 "지보참우마을도 운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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