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의 窓] 포항·경주, 아름다운 상생을 기대하며

'상생'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낱말이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서로 이해하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복잡 다변한 현대 사회에서는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어렵기에 우리 사회에서 상생이라는 말이 부쩍 입에 오르내리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번에 상생이라는 단어에 걸맞는 일이 눈앞에 펼쳐졌다. 경북 동남권의 대표 도시인 포항과 경주가 두 도시의 젖줄인 형산강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포항과 경주는 승용차로 20분이면 닿는 거리다. 이 같은 지리적 이점 때문에 두 도시 시민들은 스스럼없이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간 두 도시 간의 역사'문화적 차이, 단체장들 간의 친밀도 등 이런저런 이유로 지자체끼리의 교류는 아주 미미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양식 경주시장을 비롯한 두 도시 간부 공무원들이 포항시청에서 상견례를 갖고 '형산강 종합개발 프로젝트'를 비롯해 미래발전 과제 발굴을 위한 상생협력을 약속했다. 두 도시는 형산강이 보유한 자연자원을 활용해 올레길, 테마공원, 생태관찰원 등을 조성한 뒤 지역발전 모델로 구축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경주 감포~포항 동빈항~경주 금장대를 잇는 물길을 만들어 해양 실크로드의 시작인 형산강을 문화'생태'역사를 활용한 복합 수변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형산강 수상테마파크와 수변공원, 형산강 대교, 환경관찰원 등을 조성하는 데도 합의했다. 또 포항가속기연구소와 경주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의 첨단과학 기술'연구개발 정보 교류를 지원하기로 했다.

형산강은 포항과 경주를 잇는 상징적인 강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만 하면 지자체간 협력사업의 좋은 롤모델이 돼 전국적인 파급 효과가 클 수 있기에 시민들의 기대감이 더 크다.

지방자치제가 도입되면서 지자체마다 각자의 이익 좇기 급급한 모습을 익숙하게 봐온 터라 두 도시의 상생협력은 신선함 그 자체인 데다 양 지역 시민들에게 미소를 절로 머금게 한다. 민선 6기 출발과 함께 시작된 상생협력이 경기침체로 의기소침해진 시민들의 기를 살리는 계기가 되고 나아가 두 도시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를 새삼 기대해 본다.

이강덕'최양식 두 시장이 손을 맞잡고 "앞으로 경주와 포항이 환동해 중심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성장동력 개발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옹골찬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80만 시민들도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상생발전은 그렇게 시나브로 이뤄질 것이다.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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