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5년 연극인생 채치민의 삶·사랑·죽음 이야기

댜음 달 7일까지 연극 '해질역'

1983년 창단한 전통 있는 지역 극단 '처용'의 106회 정기공연이자 지역 원로배우 채치민의 연극인생 45주년 기념공연, 연극 '해질역'이 21일(금)부터 다음 달 7일(토)까지 대구 남구 대명동 우전소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강경은 극본에 성석배 연출로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채치민과 김민선의 2인극이다. 두 배우는 부부로 나서 삶과 죽음에 대해, 화해에 대해, 이별에 대해,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해질역'이라는 이름을 가진 지하철 역이 있다. 70대의 한 여인, 옥주가 역으로 들어온다. 매표소는 텅 비어 있다. 옥주가 역무원을 기다리는 사이, 오래전에 사별한 남편, 만식이 그를 찾아와 곁에 머문다. 시간과 공간이 뒤섞인 가운데, 부부의 예기치 않은 동행이 시작된 것.

만식은 옥주에게 길을 재촉한다. 하지만 옥주는 자꾸만 고집을 부리며 역에 머무르려 한다. 행상을 하는 사람, 청년, 대학생, 노숙인 등이 역에 와서 머물다 가는 사이, 생전에는 그리 살갑게 지내지 못했던 부부는 핀잔과 농담을 정겹게 주고받으며 이전에 못다 한 이야기를 하나 둘 풀어나간다. 그리고 부부는 천천히, 평화로운 표정으로 마지막 개찰구를 통과한다. 부부의 '해 질 녘'이다. 인생이 저물어가며 과거도 함께 아물어간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7시, 일요일 오후 5시. 월요일은 공연을 쉰다. 053)653-2086.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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