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대구 27개교 급식 중단

유치원 2만 2천명도 차질…내일까지 계속

영양사
영양사'조리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일 총파업에 돌입하자 대구 지역 26개 초등학교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남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들고 등교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일 전국적인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대구의 상당수 급식시설 노동자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대구 27개 초등학교에서 급식 중단 사태(본지 17일 자 1'4면 보도)가 빚어졌다. 이번 파업은 21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대구에서만 282명이 파업에 참가했다. 이 가운데 급식 관련 노조원이 189명에 달해 동천초교, 봉덕초교, 신매초교, 율하초교 등 대구의 27개 초교와 1개 유치원의 2만2천800여 명의 학생이 급식 대신 집에서 마련한 도시락이나 학교가 제공한 빵 등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중'고교와 달리 초교는 급식소 직원 수가 적다. 4, 5명이 근무하는 곳도 있어 2명이라도 파업에 동참하면 급식이 중단돼 초교 급식에서 어려움이 컸다"고 했다.

앞서 대구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18일 오후 우동기 대구시교육감과 면담을 했으나 견해차를 줄이지 못한 채 40여 분 만에 끝났고, 예고대로 20일 파업에 들어갔다.

급식이 중단되면서 일하는 엄마들의 불편도 잇따랐다. 남구에 사는 예모(45) 씨는 "평소와 달리 아이 도시락 준비 때문에 아침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어떤 반찬으로 얼마나 싸줘야 할지 몰라 아침부터 고민스러웠다"고 했다. 여현주(41) 씨는 "학교에서 월요일에 학부모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도시락을 싸오든 샌드위치나 컵라면을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며 "애가 '엄마는 일하니까 샌드위치를 사 가겠다'고 말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 조손가정, 편부가정의 학생들은 도시락을 싸오지 못해 학교가 준비한 빵'우유 등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한 초교에서는 이날 오전 학생들이 등교하자마자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학생을 파악했고, 이들을 위해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영양사 등이 조리실에서 도시락을 만들기도 했다.

연대회의는 20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대구지역 노동시민사회 지지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이날 오후 1시 파업에 동참한 대구 노조원들이 서울역에서 다른 지역 노조원들과 함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공동투쟁'에 나섰다. 또 21일 오후 5시 30분 대구시교육청에서 학교 비정규직 노조원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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