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봉화군 춘양면 실내체육관. 스포츠댄스에 빠진 40~70대 남녀 춤꾼들이 신나는 트로트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았다. 봉화군 생활체육회 박정희(46) 사무국장의 구령에 따라 라인댄스와 자이브의 춤사위가 펼쳐졌다. 초겨울에 접어든 바깥 날씨는 10℃를 가리켰지만 난방시설도 없는 체육관 안은 춤꾼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했다.
이들은 산골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스포츠댄스 동아리인 '꽃 나비댄스팀'. 지난 4월 봉화문화원이 마련한 취미교실(스포츠댄스)에 참여한 이들로 대부분 부부가 한 쌍을 이룬다. 직업과 연령대도 다양하다. 농부이거나 식당, 펜션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도 있고, 40대에서 70대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회원들은 요즘 다음 달 5일 봉화문화원이 마련한 음악회에서 주민들에게 스포츠댄스를 선보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댄스팀의 최고령 회원인 이원창(73) 씨는 "친구 권유로 처음 시작했는데 한두 번 나오다 보니 재미가 붙어 이제 춤꾼이 다 됐다"면서 "처음에는 파트너와 발을 못 맞춘다고 티격태격했지만 이제는 환상적인 커플이 됐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춤을 추겠다"며 즐거워했다.
박영철 춘양면장도 부인과 함께 댄스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다. 박 면장은 "댄스도 배우고 주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소통할 수 있어 정말 좋다"며 "꽃 나비팀이 전국 최고의 스포츠댄스팀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꽃 나비 스포츠댄스팀은 실력도 출중하다. 지난 8, 9월 열린 은어축제와 송이축제장에서 댄스 공연을 펼쳐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최근 예천군민회관에서 열린 '제18회 경북도지사기 생활체조발표회'에서는 군 단위 참가자 가운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들의 성공 뒤에는 봉화군생활체육회 사무국장이자 스포츠댄스 강사로 활동하는 박정희 씨의 열정적인 지도가 큰 몫을 했다.
박정희 국장은 "스포츠댄스를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시골 사람들이 처음 춤을 춘다고 했을 때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연습한 지 6개월 만에 도내 1위를 차지했다"며 "회원들은 부부싸움을 해도 이튿날 다시 찾아왔고, 농사짓느라 바쁜 와중에도 잠시 틈을 내 강의 시간에 맞춰 달려왔다. 모두가 스포츠댄스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자랑했다.
봉화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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