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업자가 임차 의뢰인에게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재산상 손해를 줬다면 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21민사단독 정한근 판사는 다가구주택 임차인 A(33) 씨가 부동산 중개업자 B(60)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천7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1년 11월 대구 수성구의 한 다가구주택에 보증금 7천만원을 주고 입주했다가 이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보증금을 2천600여만원만 회수하게 되자, 소송을 냈다. 계약 당시 다가구주택에는 채권최고액 5억여원의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고, 다른 임차인들의 보증금 합계액이 2억여원이었다.
재판부는 "피고가 이 다가구주택에 다수의 임차인과 보증금이 있다는 내용의 막연한 설명만 했을 뿐 잠재된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보증금을 회수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잘못된 설명을 했다"면서 "원고가 자신이 감당해야 할 위험성의 정도나 범위에 관해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임대차계약을 맺어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도 중개인의 막연한 설명만 믿고 섣불리 임대차계약을 맺고 보증금을 지급한 잘못이 있다"면서 피고의 책임을 40%로 제한했다.
모현철 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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