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장] 지역별 김치·각국 절임 채소

김치 종류 300가지…타국선 한 번 절이는 게 특징

발칸과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발달한 토르시.
발칸과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발달한 토르시.
독일식 양배추 김치인 사우어크라우트.
독일식 양배추 김치인 사우어크라우트.
일본의 쓰케모노.
일본의 쓰케모노.

김치는 전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우리의 대표 발효 식품이다. 한반도 땅덩이는 작아도 김치 종류는 천차만별이다. 김치에는 한 지역의 문화, 기후, 특색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강원도 동해안 지역은 생선을 듬성듬성 썰어 김치에 넣고, 경상도는 젓국을 많이 넣어 맵고 세게 간을 한다. 또 세계 각국의 다양한 절임 음식을 함께 소개한다.

◆지역별 김치

김치는 각 지역의 문화를 반영한다. 김치 재료와 담그는 법, 발효법에 따라 나누면 종류가 300여 개를 넘어선다. 경상도는 바다를 낀 지역과 남부의 농토에서 얻은 풍부한 농수산물을 이용해 맵고 세게 간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배추는 짜게 절이고, 젓국을 많이 넣은 소로 국물이 없게 담그며, 맑은 간장 같은 멸치액젓을 주로 사용한다.

서울'경기 지방은 풍부한 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김치를 즐긴다. 서해의 해산물과 동쪽 산간지방 산채가 어우러져 맛과 종류가 아주 다양하다. 젓국은 새우젓과 조기젓, 황석어젓 등 담백한 것을 쓰며, 생새우와 생태, 생갈치 등을 함께 넣기도 한다. 통배추김치와 장김치, 나박김치, 보쌈김치가 유명하다.

강원도는 산악 지역과 해안 지역의 환경이 크게 달라 지역별로 김치 종류가 다르다. 태백산맥을 낀 산악 지역은 갓으로 김치를 담그고, 동해안 지역은 싱싱한 명태와 오징어를 넣은 김치를 즐긴다. 배추김치에도 생오징어 채와 반쯤 말린 생태 조각이 들어가며, 명태 아가미를 넣고 만든 서거리김치, 해물김치와 창난젓 깍두기가 유명하다.

음식의 본가답게 전라도는 김치도 화려하다. 타지역보다 풍부한 곡식과 산채, 해산물을 이용해 다양한 김치를 담근다. 찹쌀풀을 넣어 국물이 진하고 감칠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며, 고들빼기김치와 갓김치, 나주 동치미 등이 전라도를 대표하는 김치다.

충청도 김치는 소박하다. 해산물이 풍부한 서해안을 끼고 있지만 김치가 소박하고 양념도 적게 사용한다. 김치를 '짠지'라고 하는데 한 번에 여러 독을 담근다. 이 지역의 김치는 양념을 적게 넣어 시원한 맛을 내며 굴 섞박지와 열무김치, 가지김치가 있다.

제주도는 김치의 종류는 적지만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이한 김치가 존재한다. 비교적 따뜻한 기후 덕분에 제주도는 겨울철에도 싱싱한 채소가 생산돼 김장철이 따로 없었다. 음력 정월에 밭에 남아있던 배추로 담그는 동지김치와 여름 김치인 양배추 포기김치, 톳으로 담그는 김치가 있다.

◆세계의 절임 음식

채소는 수분이 많다. 냉장 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채소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건조하거나 소금과 산 등에 담가 저장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나라마다 다양한 절임 채소가 있는데 서양은 주로 산을 이용했고, 동양은 소금을 쓴 절임 채소가 발달했다. 다른 나라의 절임 채소가 대부분 소금과 식초, 장류를 사용해 한 번만 절인다면, 우리나라의 김치는 배추를 소금에 한 번 절인 뒤 다시 여러 가지 양념으로 2차 절임 과정을 거친다.

중국의 절임 채소는 '파오차이'가 유명하며, 우리나라의 물김치와 비슷하다. 중국에서 김치가 '한꾸어(韓國) 파오차이'로 판매되기도 할 정도다. 하지만 파오차이와 김치는 다르다. 국물이 거의 없는 김치는 고춧가루와 복합 양념으로 잘 버무린 소를 안에 넣어 발효시키고, 파오차이는 소금과 양념을 넣어 미리 맛을 낸 국물에 야채를 담가 발효시킨다. '쓰케모노'는 일본을 대표하는 절임 채소다. 가지와 배추, 오이 등 다양한 채소를 소금과 미소, 간장, 술 지게미, 조미액 등에 절여 보존성을 높인 발효 음식이다.

서양에도 절임 채소가 있다. 오이를 식초에 절인 피클은 우리에게도 친근하다. 잘게 썬 양배추를 발효시킨 독일의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는 독일식 김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톡 쏘는 신맛이 난다. 이외에도 고추, 망고, 라임같은 채소와 과일을 절인 인도의 아차르(Achar), 발칸 지역과 중동 국가에서 많이 먹는 절임 채소인 토르시(Torshi) 등이 있다.

참고 자료 : 천년의 맛, 김치를 말하다 / 농촌진흥청,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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