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대마초

요즘 미국에서는 마리화나 합법화 논란이 뜨겁다. 마리화나는 야생 대마의 잎과 꽃을 말려 분말 형태로 만든 것으로 대마초다. 합법화 논란은 대마초를 마약이 아닌 기호품으로 생각하는 경향 때문이다. 갤럽의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합법화를 지지했다. 이미 알래스카, 콜로라도, 워싱턴, 오리건 주는 대마초를 기호품으로 인정했고, 판매금지 조건부로 개인의 사용을 허용한 주도 많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국립마약사용 보건조사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약 7.5%인 1천980만 명이 대마초를 피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0년 이후로 넓히면 버몬트주 주민 67.1%가 대마초를 피운 경험이 있고, 가장 낮은 유타주도 38%에 이르렀다.

과거 1960, 70년대 미국 대중음악계는 그야말로 마약 천국의 시대로 대마초는 마약 축에도 끼지 못했다. 이러한 마약은 1960년대 중반부터 나타난 사이키델릭 록에 강력한 영향을 미쳐 제퍼슨 에어플레인이 1967년 발매한 음반 'Surrealistic Pillow'에는 대마초가 동봉돼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국내에서는 최근까지 많은 연예인이 대마초 흡연으로 구속됐다. 특히 1975년 말에는 윤형주, 이장희 등 당시 톱 가수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대마초 흡연자나 흡연 목적 소지자는 최소 10년 이상 징역에서 사형까지 할 수 있도록 한 대마초 관리법이 만들어졌다. 이 파동은 삽시간에 가요계를 초토화했다.

환각효과가 있는 마약임에도 LSD나 코카인, 헤로인 등과 달리 대마초에 대해 관대한 것은 중독성이 약해서다. 심지어 담배나 술보다도 중독성이 낮다는 논쟁도 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 정신심리학자 윌리엄 글라써에 따르면 대마초는 사용자가 쾌감을 느낄 뿐, 공격적이지 않고, 오히려 지루하거나 짜증이 날 때 기분을 전환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반면, 모든 사실에 대해 수동적이기 때문에 성취욕구가 줄고 쉽게 포기하는 성향이 있어 반문화적이라고 했다.

인간은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때만 건전하다. 이를 마비시키거나 혼란을 주는 어떤 외부적 도움은 스스로 배척하는 것이 당연하다. 중독성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개인 기호를 이유로 대마초를 허용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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