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흡연손님 "과태료 내면 되지" 영세 업주들은 속탄다

대구 금연 업체 5만여 곳 적발되면 업주도 과태료

내년 1월 1일부터 담배값이 2천원 인상되자 15일 대구 중구 한 전자담배판매점에서 애연가들이 비싼 담배 대용으로 전자담배를 많이 찾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내년 1월 1일부터 담배값이 2천원 인상되자 15일 대구 중구 한 전자담배판매점에서 애연가들이 비싼 담배 대용으로 전자담배를 많이 찾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내년 1월 1일부터 모든 음식점과 커피숍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소규모 가게 업주들의 고민이 크다.

금연구역 안내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이를 무시하고 실내에서 흡연하다 자칫 단속에 적발되면 업주도 꼼짝없이 과태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의 100㎡ 이상(영업장 면적 기준) 음식점과 커피숍 2만6천838곳을 대상으로 하는 금연구역이 내년부터는 5만3천여 곳으로 확대된다. 금연구역인 영업장에서 담배를 피웠다가는 흡연자에게는 과태료 10만원, 업주에게는 ▷1차 170만원 ▷2차 330만원 ▷3차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커피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흡연석도 내년 1월 1일부터 운영할 수 없다. 단 식탁과 좌석을 갖추지 않은 흡연실 설치는 가능하다. 대구시는 내년부터 8개 구'군 보건소에 금연지도원과 기간제 인력을 각각 3명씩 추가 고용해 모두 70여 명으로 전담반을 편성, 영업장 내 흡연을 단속할 예정이다.

영세 업주들은 내년부터 실내 흡연을 고집하는 손님들과 실랑이가 더 늘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음식점 업주 김동근(62) 씨는 "아무리 금연구역이라고 말해도 술에 취한 손님들 중에는 '단속되면 과태료를 내겠다'며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한 커피숍 업주(37)는 "현재 흡연석이 있는데, 이를 없애면 젊은 손님들이 줄어들까 걱정이다. 담배를 피우는 손님들 중 상당수가 흡연실을 갖춘 대형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찾을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고 영세 업주들이 별도의 흡연실을 설치할 형편도 못 된다. 흡연실을 마련하려면 가뜩이나 좁은 영업 공간을 줄여야 하는 것은 물론 칸막이'환풍기'공기청정기 설치 등으로 적어도 300만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야 한다.

조승황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시지회 경영지원부장은 "좌석을 줄여 흡연실을 만들어도 매출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커피숍'음식점 규모가 330㎡ 이상 되어야 한다"며 "대구에는 이보다 작은 업소가 80% 정도 수준이어서 대부분 업주가 비용을 들여 흡연실을 설치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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