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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병원 신생아실 전공의가 폐결핵 감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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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결핵에 걸린 전공의가 대학병원 신생아실에 근무했다는 사실은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지난 8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영남대병원 신생아실에서 근무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기침이 심해 진료를 받았는데 X-선 사진을 통해 결핵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비록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음을 미리 알고서도 신생아실을 출입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갓 태어난 아이를 병원에 맡겼던 부모와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가슴이 철렁하고도 남을 일이다. 대구시와 질병관리본부가 해당 전공의에 대한 근무 형태를 확인하고 국가결핵진료지침 및 역학조사원칙에 따른 결핵 감염 여부 확인 대상 선정작업을 진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불안감을 쉬 떨쳐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감염 위험에 노출된 대상이 면역력이 아주 약한 신생아라는 데에 있다. 해당 전공의의 근무기간 동안 신생아실에 있던 아기 86명 가운데 역학적으로 결핵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할 대상은 18명이나 된다. 검진 대상자가 이렇게 적은 이유는 아이들 입원 기간이 3~5일 정도로 짧고 역학적으로 의미 있는 접촉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이곳에 입원을 시켰다는 이유만으로도 개운치 못하고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병원 측은 이 전공의가 평소 알레르기 때문에 기침을 자주 하는 편이어서 결핵에 감염된 사실을 일찍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한다. 또 결핵균의 수가 매우 적은 것으로 보여 신생아실 아기들의 결핵 감염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해명했다. 신생아들이 결핵에 노출되면 감염 위험이 두 배로 높아진다. 검진 대상이 아닌 영아들도 부모가 원하면 검사를 진행해서 만에 하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잖아도 오진 등으로 인한 의료불신이 누적되고 있고 노사대립과 경영부실에 따른 경쟁력 상실로 지역 대학병원에 대한 이미지 추락이 가속화 되고 있는 마당에 이런 일이 또 생긴 것은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대학병원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의료진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가 자꾸만 무너진다면 이제 그 존립 근거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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