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7일부터 공연되고 있는 예전아트홀 개관 20주년 기념 예전연극열전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 '산불'은 극단 예전의 뚝심과 정신을 대표한 작품이라는 평가다. 매일신문 공연평가위원단은 극단 예전이 지원금 없이 자체 예산만으로 고집스레 '정극'으로 승부했다는 점에서 큰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또 고(故) 차범석 극작 연출가가 만든 한국 사실주의 연극 명작 '산불'은 주로 중'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스케일이 큰 작품임에도 예전의 김태석 연출가의 탁월한 해석으로 소극장의 맛을 잘 살려냈다고 평했다.
A씨는 "제작비나 제작여건이 수월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자 배우만 12명을 모아서 하는 '사건'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했으며, B씨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먼저 20년간 극장을 지켜왔다는 점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으며, 더욱이 지원금을 받기 쉬운 창작극이나 관객몰이에 유리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아닌 '정극'으로 승부한다는 점에서 찬사를 보낼 만하다"고 언급했다.
연출에 있어서도 디테일한 부분의 아쉬운 점이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호평을 받았다. C씨는 "예전의 김태석 연출자만이 가지는 재능과 고집스러움으로 소극장 무대를 가득 채워냈다"고 밝혔다.
B씨는 "소극장 세트치고 정말 에너지를 쏟은 흔적이 역력히 묻어났다"고 말했다. 또 A씨는 "첫 장면에 등장했던 곡식을 담는 공출 자루가 플라스틱인 것과 초가집 안방에 놓인 빨간 자개농 등이 상황과 맞지 않아 아쉬웠으며, 배우들의 분장이 들쭉날쭉한 점이 단점으로 눈에 띄었다"고 언급했다.
배우들의 열정 역시 물씬 묻어났다는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젊은 배우들의 사투리 사용이 조금 어색한 점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또 농염한 여자들만의 원시적인 성에 대한 담론이 보다 깊이 있게 극 속에 스며들지 못하고 단편적으로 그려진 점 역시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평가위원단은 "척박한 연극 환경 속에서도 우직하게 작품을 이어나가는 극단 예전의 용기를 응원한다"며 "이런 좋은 작품들이 계속 공연될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의 관람을 바란다"는 당부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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