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오래된 질문 새로운 답변

오래된 질문 새로운 답변/ 조계완 지음/ 앨피 펴냄

경제학을 비롯한 사회과학은 인간'사회'경제를 둘러싼 오랜 질문에 그 나름의 답변을 내놓는 과정을 통해 발전해 왔다. 책에 등장하는 지적 거인들 역시 그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지적 채석장들을 섭렵했으며 그 과정을 거쳐 그들은 스스로 거대한 '지적 채석장'이 됐다. 책은 그러한 여러 채석장을 두루 거닐며 편력하는 방식으로 쓰였다.

책은 순수경제학의 세 가지 기본 탐구 주제인 시장'개인'경쟁에서 출발해 민주주의와 윤리의 영역을 거쳐 이데올로기와 경제과학, 정치, 역사와 지식, 그리고 경제학과 행복에 대한 논의로 나아간다. 피상적으로 흩어져 있는 여러 주제들을 씨줄과 날줄로 삼아 하나로 엮는 작업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지적 모험이다. 기원전 5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몇 켤레의 신발과 집 한 채의 교환을 예로 들며 '교환의 비밀'에 대해 질문을 던진 이래로 2천 년이 흐른 뒤 존 로크와 카를 마르크스 등 또 다른 인류 지성들이 투입노동(시간)을 제기하며 그 비밀을 해명했다. 사회과학 연구는 주제를 둘러싸고 경제학, 사회학, 역사학, 정치학, 철학, 문학까지 경계와 분과를 넘나들며 이루어지기 마련이며 복잡한 얽힘과 스며듦, 복사와 재생산, 재창조 과정이 개입된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사례다.

하지만 책은 지적 거인들의 발자취를 단순히 따라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책은 거인들의 사유와 논리들을 통해 우리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외부 세계에 대한 학문적 호기심은 그것이 일정한 국내적 함축을 던지지 못한다면 자칫 자기만의 피상적이고 오만한 지적 유희에 머물기 쉽다"는 말을 경구로 삼아 우리들의 삶과 관련된 맥락을 고전들 속에서 짚어내고 있다. 828쪽. 2만8천원.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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