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창업 기업 10곳 중 4곳은 1년 이내에 문을 닫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창업 이후 5년이 지난 기업의 생존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일단 초기 고비를 넘긴 지역 기업들이 '장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만 버티자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기업 생멸 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대구 기업의 5년 생존율은 32.4%에 달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30.9%보다 1.5%포인트(p) 높은 수치로 경기도 32.1%, 서울 31.6%, 인천 29.8% 등 수도권보다 월등히 높았다. 생존율이 가장 낮은 대전(26.1%)과는 무려 6.3%p 차이가 났다.
하지만 창업 1, 2년 차 생존율은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1년 생존율의 경우 60.3%에 불과해 전국 평균(59.8%) 보다 0.5%p 높은 것에 그쳤으며 2년 차 생존율(47.1%)도 전국 평균보다 0.8%p 차이 난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3년 차 생존율부터는 전국 평균과 1.5%p 차이로 벌어지기 시작했고, 4, 5년 차 생존율도 3년 차와 같은 1.5%p로 꾸준했다. 이는 대구 창업 기업의 경우 창업 이후 3년 차가 되면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국에서 가장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창업 이후 초기 1, 2년을 잘 버티면 다른 지역보다 장수한다는 사실이 이번 통계에서 드러났다.
경북의 경우 5년 생존율은 전국 평균(30.9%)과 비슷했다. 창업 5년 차 기업 생존율이 31.0%에 달했기 때문이다. 5년 차 생존율은 전국 평균과 0.1%p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대구와 같은 양상이다. 1년 차 생존율이 59.1%로 전국 평균보다 0.7%p 낮게 출발했으나 3년 차 -0.6%p, 4년 차 -0.3%p를 기록하면서 5년 차에서는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오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율이 높아졌다.
◆안심은 금물
대구와 경북에서 창업한 기업들 10곳 가운데 4곳은 1년 안에 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생존율이 대구 60.3%, 경북 59.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업 생존율은 해마다 뚝뚝 떨어진다. 대구 기업의 생존율은 창업 2년 차에선 47.1%, 3년 차 39.5%, 4년 차 34.9%로 낮아졌다. 그러다 창업 이후 5년까지 버틴 기업들은 전국 32.4%, 다시 말해 10곳 가운데 3개 기업만 버틴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구경북에 창업한 기업 수도 소폭 줄었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활동하고 있는 기업 수는 총 25만6천 개로 전년 대비 2천여 개가 줄었고, 같은 기간 경북에서 활동한 기업들도 26만3천 개에서 2천 개가 없어졌다.
지난해 대구 지역 창업 기업 신생률은 13.0%를 차지했으나, 소멸률은 13.4%로 창업 기업보다 사라진 회사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도 신생률 13.0% 대비 소멸률이 0.8%p 많았다.
전국 평균과 비교하더라도 대구경북의 신생률은 비슷하거나 약간 떨어졌으나, 소멸률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났다.
◆전국의 창업기업 생존율은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창업 기업 수는 74만9천 개로 전년보다 2.7%(2만1천 개) 감소했다. 전체 기업 중에서 창업 기업이 차지한 비중(신생률)은 13.9%로 전년(14.3%)보다 0.4%p 떨어졌다.
반면 2012년 기준으로 폐업 기업 수는 74만1천 개로 전년보다 7.2%(5만8천 개) 늘었다. 전체 기업 가운데 폐업 기업의 비중(소멸률)도 전년(12.9%)보다 0.9%p 높은 13.8%였다. 특히 1인 기업의 폐업률이 높았다. 전체 폐업 기업 중 1인 기업 비중이 93.2%에 달했다. 폐업 기업 수는 폐업신고를 하고도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창업 기업보다 1년 시차를 두고 최종 집계된다.
창업한 후 기업이 유지되는 생존율도 떨어졌다. 2012년 기준 창업 기업의 1년 생존율은 59.8%에 불과했다. 나머지 40.2%는 창업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폐업했다는 얘기다. 1년 생존율은 2008년 61.8%에서 계속 낮아졌다. 2007년 창업한 기업 중 5년 동안 생존한 비중(5년 생존율)은 30.9%에 그쳤다.
상용근로자가 10명 이상인 기업 중 최근 3년간 연평균 20% 이상 고성장한 기업은 지난해 4천581개로 전년(5천103개)보다 10.2%(522개) 줄었다. 같은 시기 고성장한 기업 중 창업한 지 5년 이하인 기업(가젤기업) 수는 1천76개로 전년(1천147개)보다 6.2%(71개) 감소했다.
박상전 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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