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에서 소화전이 얼어붙어 대형 화재로 이어진 사건(본지 5일 자 1면 보도)에 대응하는 경상북도소방본부의 대응이 엉터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불량 소방용수시설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했지만 조사 자체가 부실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당수 소방서는 이미 조사해놓은 내용을 새로 확인하지도 않은 채 그대로 소방본부에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도소방본부는 5일 경북 전역에 걸쳐 공설소화전 등 소방용수시설 8천839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도내 17개 소방서 중 구미소방서를 제외한 16개 소방서가 조사결과를 보고했다. 단 하루 만에 8천 개가 넘는 급수시설을 점검한 셈이다.
점검을 끝내지 못한 구미시를 제외한 22개 시군 중 10개 시군에서 79개의 소방용수시설이 불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소방용수시설 중 불량은 10%도 안 된다는 보고다.
불량이 1개도 없다고 보고한 시군은 상주'예천'성주'고령'울릉'의성 등 6곳이나 됐다. 소방용수시설이 1천165개나 되는 포항도 단 5개만이 불량이라고 보고했다.
청도도 소방용수시설 177개 중 1개, 문경도 425개 중 1개만이 불량이라고 밝혔다. 안동'영양'청송을 관할하는 안동소방서는 912개를 단 하루 만에 점검하고 급수탑 2개에서만 물이 샜다고 보고했다. 경산시는 732개 중 고장 난 것은 7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주시의 소방용수시설 394개 중 14.4%인 57개가 불량이었고, 봉화군도 소화전 163개 중 17개가 고장 난 것으로 조사된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결과다. 실제 인구가 경산의 10분의 1에 불과한 군위에서도 소방용수시설 불량은 10곳이나 됐다.
경주는 851개 중 36개에서 문제가 발견돼 8개는 폐기, 28개는 정비를 요청했다. 김천도 425개 소방용수시설 가운데 13개가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경북도소방본부가 실시한 동절기 대비 소방용수시설 정밀조사에서도 110개가 고장 또는 불량이었다. 추운 날씨에 동파 등 우려가 더 커졌는데도 오히려 불량 숫자는 줄어든 것이다.
경북도 내에서 유일하게 조사를 끝내지 못한 구미소방서는 점검에만 최소한 1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구미 정창구 기자 jungcg@msnet.co.kr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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