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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유치원 입학, 대구서는 더 좁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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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32'대구 수성구 상동) 씨는 2012년 10월 직장에 복귀하면서 당시 3살이던 딸을 집 근처 공립 어린이집에 보내려 했다. 하지만 정원이 꽉 차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다. 그는 3년 전부터 딸을 민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지만, 아직도 공립 어린이집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민간(사립)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 인기지만, 시설 수가 적어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정원에서 빠지는 수만큼 채워넣다 보니 대기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젊은 부부들 사이에는 국'공립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아이를 낳자마자 신청해야 다닐 수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이다.

대구에는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각각 42곳, 125곳 있다. 0~5세 전체 주민등록인구대비(2013년 기준)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대구 인구 비율은 4.3%로, 7대 도시(서울 12.6%, 부산 8.3%, 인천 8.5%, 광주 6.6%, 대전 5.2%, 울산 6.3%) 중 가장 낮다.

원생 모집은 보통 전년도 10~12월, 수시로 입학 신청을 받고 있지만 대기기간 없이 바로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다. 국무총리실 산하 육아정책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영유아 부모 1천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자녀를 보낸 응답자의 20.9%가 대기기간이 7개월 이상 걸렸다고 답했다.

국'공립 어린이집 및 유치원의 인기 원인은 경제적 부담이 적은 데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전국 평균 사립유치원 월간 학부모 부담금은 19만5천78원인 반면, 국'공립 유치원의 부담금은 8천314원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사립은 234만원, 국'공립은 9만9천원으로 23배나 차이가 났다.

국'공립 보육시설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일자, 정부는 지난해 8월 앞으로 5년간 해마다 국'공립 어린이집 150곳씩 늘린다고 발표했다. 또 10월에는 기업이나 지역 주민들이 기부하는 형태의 국'공립 어린이집 모델 등 다양한 확충 모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도 공립 어린이집 및 유치원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시는 올해 공립 어린이집 7곳을 신설하고, 시교육청은 공립 유치원을 2016년 9곳, 2017년 5곳 설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민간 어린이집과 사립 유치원들은 국'공립 시설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민간 시설의 경우 입학 자원 감소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달서구 한 사립 유치원 원장은 "국'공립 시설은 원래 저소득층 등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것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공립을 늘리면 사립 유치원은 그만큼 힘들어진다"고 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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