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든 일등공신은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었다. 여느 때와 달리 똘똘 뭉쳤다. 자기 일처럼 선거운동을 벌였다. 선거운동본부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결국 예상보다 큰 표 차이로 경선에서 이겼다.
김희국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선배들은 물론 초선의원들도 모두 자신의 일처럼 유 의원을 도왔다"며 "모처럼 지역 정치권이 힘을 합쳐 '작품'을 만든 만큼 좋은 기운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 지역을 대표할 차세대 주자로 입지를 다져온 점 역시 지역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지역 의원들 사이에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유 의원만큼은 더 큰 날갯짓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의정활동을 통해 보여준 역량과 할 말은 했던 행적이 의원들의 뇌리에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역 의원들의 염원이 '유승민 원내대표'를 만들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든든한 지원과 함께 쓴소리도 필요한데 유 의원이 그 역할을 맡을 적임자라는 얘기다.
수도권 의원들의 차기 총선에 대한 불안감도 유 의원이 대승을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총선에서 늘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수도권 의원들이 당의 얼굴로 이주영 의원보다는 유 의원을 필요로 했다는 해석이다.
총선정국에 들어서면 쇄신과 개혁, 그리고 변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데 유 의원이 이러한 국민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더 적절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수도권 의원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똑 부러지는 언변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대통령에게도 할 말은 하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의 원내대표가 총선을 치르는 데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원유철 정책위의장의 포용력도 한몫을 했다. 4선 의원이 자신보다 선수가 낮은 원내대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것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현재의 당면한 당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파격적인 결단이 필요한데, 유승민-원유철 조합이 전례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의원들의 점수를 딸 수 있었다는 평가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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