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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제일모직 터 900억 투입 '대구창조단지' 10일 첫 삽

삼성, '고향' 대구와 상생 위한 역작…협약 넉달만에 속전속결

삼성과 대구시는 이달 10일 북구 칠성동 옛 제일모직 부지에서 대구삼성창조경제단지 기공식을 갖고 내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조성 작업에 착수한다. 현재 제일모직 부지 전경. 매일신문 DB
삼성과 대구시는 이달 10일 북구 칠성동 옛 제일모직 부지에서 대구삼성창조경제단지 기공식을 갖고 내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조성 작업에 착수한다. 현재 제일모직 부지 전경. 매일신문 DB

지난해 9월 대구시와 삼성 간 창조경제 협약으로 맺어진 '대구삼성창조경제단지'(이하 창조단지)가 이달 10일 첫 삽을 뜬다. 삼성이 총 900억원을 투자해 2016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는 창조단지는 명실상부한 대구 창조경제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창조단지의 구체적인 설계도도 완성됐다.

◆삼성'대구 협약 4개월여 만에 착공

창조단지 기공식은 10일 북구 칠성동 옛 제일모직 부지에서 대구시'삼성'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삼성의 창업지라는 역사성을 살려 기공식에서는 대구와 함께 발전해 온 제일모직의 발전상 등을 영상물로 상영하고, 창조단지의 미래 비전도 선포한다. 영상물 제작은 제일기획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착공을 알리는 발파식에는 옛 제일모직 출신 직원 등이 함께해 의미를 더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은 창조단지 설계'착공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 삼성은 지난달 12일 삼성SDI 김영식 부사장, 삼성경제연구소 손수용 상무 등 삼성 관계자들이 자리한 가운데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창조단지 건축보고회를 했다.

삼성은 건축보고회에서 창조단지를 대구 창조산업의 동력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시했다. '장인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세상에 하나뿐인 공간'이라는 콘셉트 아래, 창조단지에 가칭 '삼성 크리에이티브 캠퍼스'(Samsung Creative Campus)라는 애칭도 시에 제안했다.

창조단지 건축설계를 맡은 삼우건축사무소는 삼성물산 자회사로 국내 1위 설계업체다. 서울시 태평로의 삼성본관, 서초동의 삼성전자 서초타운, 삼성리움미술관 등 삼성 계열사들의 건축물은 대부분 삼우 설계의 작품이다. 시공사도 삼성물산이 맡았다. 그야말로 '삼성의 철학'을 담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대구시도 지난해 9월 삼성과 창조경제 협약을 체결한 이래 4개월여 만에 도시계획 변경, 건축허가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며 삼성과 보조를 맞췄다.

◆창조단지, '굴뚝'과 '첨단'의 조화

창조단지 청사진은 삼성이 앞서 발표한 내용에서 큰 변함이 없다. 고층 아파트 건물로 둘러싸인 창조단지를 저층 위주로 개발, 시민공원과 같은 개방감을 갖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다.

창조단지(연면적 4만1천930㎡)에는 창조경제'삼성'커뮤니티'아틀리에 등 4개 구역 19개 건물 동이 들어선다.

창조경제존은 벤처와 예술이 융복합된 공간으로 꾸며진다. 현재 대구무역회관에 있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이곳에 이전할 예정으로, 삼성 C랩, 창업보육실, 사무실, 회의실 등을 갖추고 창업자 대상 멘토링과 사업화를 지원한다. 문화예술창작센터는 기존 제일모직 기숙사를 리모델링해 작품 창작실과 스튜디오를 조성하고, 중소 벤처기업을 위한 소호(SOHO) 사무실도 들어선다.

삼성존은 삼성의 창업역사를 주제화한다. 창업기념관은 기존 제일모직 본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고 이병철 회장 집무실과 전시물, 뮤지엄숍, 전시홀을 갖춘다. 삼성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디지털플라자, 첨단 제품 체험 전시 공간인 딜라이트관도 마련된다.

아틀리에존은 기존 기숙사동을 리모델링해 독특한 분위기와 예술이 있는 공간으로 명소화한다. 아틀리에는 작품 판매 공간과 신진 공예가, 디자이너 공방'작업실이 들어선다. 기숙사의 옛 모습을 보존한 전시시설과 갤러리, 실내외 이벤트 공간도 마련한다.

커뮤니티존은 시민을 위한 도심 속 열린 휴식공간으로 조성한다.

5천㎡ 규모의 드넓은 중앙공원과 광장은 휴식'이벤트 공간으로 꾸며진다. 주민문화센터는 판매시설과 세미나실, 다목적 홀을 마련해 시민'어린이들의 문화체험과 교육 공간으로 개방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중앙공원 한쪽에 우뚝 솟은 건물 5, 6층 높이의 굴뚝이다. 옛 제일모직에 있던 굴뚝을 재현한 것으로, 이곳이 삼성의 출발지임을 상징하는 동시에 전통과 첨단을 잇는다는 의미를 나타냈다.

시 관계자는 "창조단지 착공 이후 삼성'대구 협약 때 제안됐던 세부 사업들을 구체화시키는 후속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창조단지가 예정된 시기에 완공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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