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새 원내대표에 유승민 의원이 당선된 것은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변화'와 '혁신'을 내세운 유 의원의 상황 인식이 공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친박인 이주영 의원이 총 투표수 149표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65표를 얻는데 그치며 패배한 것은 그가 내건 '소통'과 '화합'으로는 지금의 위기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는 당의 판단을 드러내 준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유 원내대표가 어떤 변화와 혁신을 꾀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제일 먼저 요청되는 것이 국정운영 난맥의 수습이다. 현재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은 혼돈 그 자체이다. 정부와 청와대가 '증세 없는 복지'가 몰고 온 '연말정산 파동'에 데여 정작 필요한 건강보험 개혁을 돌연 백지화한 것은 대표적인 예다. 이는 박근혜정부가 포퓰리즘의 유혹에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다. 유 원내대표는 이런 흐름에 강력히 제동을 걸어야 한다. 가장 화급한 것이 '증세 없는 복지'라는 도그마의 폐기다. 이미 유 의원은 '중(中) 부담-중(中) 복지'로 복지를 재설계하자고 한 바 있다.
이 같은 과제를 일관성 있게 추진하려면 당'청 관계의 재설정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책 입안이나 추진 과정에서 당'정'청 간 소통은 매우 부족했다. 특히 주요 정책에서 당이 소외되는 현상은 심각할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청와대와 정부, 새누리당의 행보는 엇박자를 내기 일쑤였다. 유 의원은 당선 뒤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당'정이 콩가루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이라고 했으나 이미 당'정'청 관계는 콩가루였다.
이러한 상태를 유 의원의 다짐대로 '찰떡'찹쌀가루 집안'으로 만들려면 청와대에 "아니오"라고 해야 할 때는 확실하게 아니오라고 해야 한다. 협조하되 견제할 때는 견제하는 건전한 긴장관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얼굴을 붉히는 일도 피하지 말아야 한다. 유 원내대표는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청와대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 견제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이러한 협조와 견제 시스템이 지향하는 바는 박근혜정부의 성공인 만큼 박 대통령도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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