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산 현장' 편견만 깨면 여성들 취업문 활짝 열려

김현옥 티큐아이시 대표

"여성에게는 자존감을 회복하는 길입니다. 경영자에게도 사람을 구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죠."

서대구염색산업단지에 있는 티큐아이시(T.Q.I.C)는 직물을 검사하는 회사다. 고객으로부터 비용을 받고 원단의 불량을 검사하는 일인 만큼 현장 근로자의 '기술'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원단 검사 인력을 양성하는 곳이 없었다.

티큐아이시 김현옥 대표는 "원단 검사를 가르치는 곳이 없으니 사람을 구하기도 어려웠다"며 "그러던 중에 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기계부품 제조와 관련한 기술을 가르치는 현장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때 김 대표는 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 측에 섬유 검사에 대한 선행교육을 부탁했다. 본인이 직접 강의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우리 회사 직원의 상당수가 여성이고 주부여서 경력단절 여성이 기술을 배우면 채용했을 때 효과적일 것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난해 8월 회사는 양성교육을 받은 경력단절 여성 가운데 2명을 채용했다. 신입사원을 뽑아 현장에서 직접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더 작업 속도가 빨랐다.

김 대표는 "직원 역시 40대에 일자리를 가지고 스스로 돈을 번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경력단절 여성 채용에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주부들에게는 '공장'이라는 편견을 깨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며 "우리 회사는 섬유업체이지만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가 원칙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이 내용을 보기보다 '생산 현장'이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양성교육을 좀 더 세분화하는 한편 교육 일정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 중소제조업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섬유와 기계부품은 단순히 하루 이틀의 교육으로 습득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김 대표는 "섬유에는 원단과 가공이라는 과정이 있고 기계도 여러 과정과 도구를 사용하는 만큼 현장의 전문가들이 인력양성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프로그램도 짜고 강의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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