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이 대중의 관심사로 등장한 것은 60년쯤 전이다. 1956년 미국심장협회(AHA)가 심장 건강을 위해 콜레스테롤과 총지방, 포화지방 섭취량을 줄이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AHA는 음식에 든 콜레스테롤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이것이 심장병으로 연결된다고 했다.
5년 후 나온 프레밍엄 심장연구보고서는 '콜레스테롤은 나쁜 것'이란 대중들의 인식에 쐐기를 박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50대 이하 남성의 경우 심장병을 앓을 확률이 커진다는 보고서였다. 여기에 흡연과 체중 과다까지 겹치면 가능성은 훨씬 커진다고 봤다.
보고서가 나오자 콜레스테롤 함량이 가장 높은 달걀 업체의 타격이 제일 컸다. 매출이 30%나 뚝 떨어졌다. 달걀 노른자는 한 개 평균 250㎎의 콜레스테롤을 함유하고 있다. 하나만 먹어도 미국식생활지침자문위원회(DGAC)가 내놓은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 권장량 300㎎에 육박한다. 세계 보건기구도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하루 300㎎ 이하로 유지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콜레스테롤이 '공공의 적'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만드는 필수 성분이다. 뇌나 척수, 말초신경 같은 신경계 막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다. 성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 등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전구체이기도 하다. 흔히 LDL을 나쁜 콜레스테롤, HDL을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이야기하지만 수치의 높낮음이 문제일 뿐 둘 다 필요하다.
우리 몸에 필요하면서도 한편으로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콜레스테롤에 대해 미국 정부가 명예회복을 추진하고 나섰다. 미국 보건부 산하 영양 정책 분야 최고 자문기관인 DGAC가 콜레스테롤이 해롭다는 그동안의 결과를 뒤집는 보고서 발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높은 음식을 건강의 적으로 규정했던 DGAC가 음식에 든 콜레스테롤은 유해하지 않다는 결론으로 돌아섰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식품으로는 달걀 노른자를 태두로 간, 버터, 새우, 프라이드치킨 등이 손꼽힌다. 이들 식품들이 우선적으로 콜레스테롤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래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콜레스테롤이 심장 건강과는 무관하다지만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심장병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까지 면죄부를 준 것은 여전히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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