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졸업장을 40여 년 만에 받았습니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배움의 끈을 놓아야 했던 이삼두(60) 씨가 15일 그렇게도 갖고 싶었던 중학교 졸업장을 받았다. 먹고사느라, 동생들 뒷바라지하느라 중학교를 그만둬야 했던 이 씨. 그러나 배움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은 덕분에 전국 최초로 생긴 대구방송통신중학교(이하 대구방통중)의 제1호 졸업생이 됐다.
2013년 첫 입학생을 받은 대구방통중은 졸업을 하려면 3년을 배워야 하지만 이 씨는 직업훈련 자격증과 예전 중졸 검정고시 7개 과목 합격 경력 등을 인정받아 3학년 과정을 건너뛰었다. 이 때문에 입학 동기들보다 1년 앞서 이날 졸업장을 받았다.
대구방송통신고등학교 졸업식을 겸해 열린 이 씨의 졸업식에는 입학 동기와 후배, 교사 등 170여 명이 찾아 축하해주며 더 큰 배움을 향해 달려갈 그의 앞길에 박수를 보냈다.
이 씨는 "뒤처졌던 내 삶을 되찾았다"며 "다음 달 대구방통고에 진학해 못다 한 공부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1955년 경남 합천에서 6남매 중 넷째 아들로 태어난 이 씨는 7세 때 아버지를 여의었고, 그 탓에 어머니 홀로 자식들을 돌봐야 해 넉넉지 않은 환경 속에서 자랐다. 중학교 2학년 때이던 1969년 이 씨는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학교를 그만두고 어머니가 하시는 농사를 도왔다.
이듬해 그는 돈을 벌려고 무작정 대구의 한 속옷 공장에 취직했다. 일사불란하게 옷을 만드는 기계를 보고서 "전기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고 생각했고, 밤마다 틈틈이 공부해 전기공사기능사와 전기기기1기능사 등 자격증도 여럿 땄다.
이후 제조공장과 건설현장에서 전기 관련 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전기공사업체를 차린 이 씨는 자신이 번 돈으로 네 살 어린 막냇동생을 대학에 보내고, 졸업할 때까지 학비를 보탰다.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경제적으로는 안정을 찾았지만 그럴수록 배우지 못한 설움은 커져만 갔다. 그러다 2013년 2월, 전국에서 최초로 대구에 생긴 대구방통중에서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원서를 냈다. 2년 동안 인터넷 강의와 학교 출석 수업에 충실했다. 배운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대학에도 진학해 전기공으로 일하며 다진 실무 지식에 학문적 지식을 더해보고 싶습니다."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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