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찾아가는 민족 대이동이 임박한 가운데 '내 고향의 현주소'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10년간 경상북도 내 23개 시'군의 살림살이 변화를 분석한 결과, 시'군 간 편차가 많게는 2배 이상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단지를 만들어 기업 유치에 힘을 쏟은 성주군의 살림살이 규모가 무려 3배 가까이 급증, 최근 10년간 도내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반면 교통여건이 가장 열악한 청송과 영양, 노인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군위는 살림살이 규모 증가세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최근 10년간 잘나갔던 도내 지자체들은 수성(守城)을 위해, 상대적으로 성적이 떨어졌던 시'군은 역전(逆轉)을 이뤄내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런 절박한 상황 속에서 기업 투자 및 국가 예산 확보 등의 실적이 떨어질 경우, 자칫 일부 시'군들은 저출산'고령화로 인구마저 줄면서 이웃 시'군에 흡수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수백 년간 유지해 온 지명마저 빼앗겨 고향 이름을 잃는 사람도 생긴다는 것이다.
경북도가 지난 2005년 도내 23개 시'군 예산안과 올해 예산안 규모를 비교한 결과, 성주군이 176%나 증가해 도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주군의 2005년 살림살이 규모(일반회계+특별회계)는 1천357억원이었으나 올해는 3천750억원으로 176%(2.76배)나 늘었다.
성주군은 180만㎡ 규모의 성주 1'2차 일반산업단지를 분양한 뒤 100% 분양 실적을 기록하면서 모두 78개의 기업을 불러들이는 등 든든한 세수 기반을 확보, 이같은 성적을 냈다.
혁신도시를 잡아낸 김천도 이후 1천억원대가 넘는 대규모 국책사업인 황악산 하야로비 공원 조성사업을 따내는 등 국가투자 예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10년 새 148%의 예산 증가율을 나타냈다. 성주에 이어 도내 2위의 살림살이 규모 증가율을 기록했다.
원자력발전소를 잡고 있는 울진도 원자력발전소 관련 특별회계가 급증하는 등 세수가 크게 늘면서 예산안 규모가 10년 새 143% 증가, 도내에서 세 번째로 살림살이가 커졌다.
뚜렷한 세수 증가 요인이 없었던 청도는 수백억원대의 중앙정부 투자를 잇따라 유치하면서 급성장세를 보였다. ▷신화랑풍류체험벨트 ▷청도천'동창천 생태하천사업 ▷청도 우리정신교육특구 지정 등의 프로젝트 등을 최근 몇 년간 잇따라 따내면서 한 해 살림살이 규모가 10년 전에 비해 142%나 늘어났다. 도내 4위에 해당하는 증가율이다.
도내에서 가장 외딴곳인 울릉도도 10년 전 한 해 657억원 규모였던 살림살이를 올해 1천510억원으로 130%나 불리면서 도내 살림살이 규모 증가율 5위 안에 들었다.
지난 10년간 23개 시'군 중 20개 시'군이 2배 이상 살림살이를 키웠지만 청송(79%)'영양(83%)'군위(99%) 등 3개 시'군은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한편 경북도 자체 예산 규모는 대형 사회간접자본시설 등 국가투자 예산 확보를 늘리면서 혁신도시를 따낸 김천과 엇비슷한 비율(148% 증가)로 살림살이가 불어났다.
경북도 김진현 예산담당관은 "미래를 고민하는 지자체가 더 많은 재정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며 "시'군들은 미래 발전전략을 찾는 사업 용역 등에 대한 재정 투자에 미리 신경 써야 하며, 여기에 대비하지 못한 시'군은 저출산'고령화 태풍 속에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했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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