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제비원성주풀이' 국가 문화재 지정을

가족·공동체 안녕 추구 민간신앙…학술적 가치 풍부해 재조명 필요

전국에서 행해지는 성주풀이에서 본향으로 일컬어지는
전국에서 행해지는 성주풀이에서 본향으로 일컬어지는 '안동 제비원성주풀이'를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를 둘러싼 다양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성주굿의 한 장면. 안동문화원 제공

무가(巫歌)로만 치부됐던 '안동 제비원성주풀이'가 대중화에 힘입어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서둘러 지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성주풀이 전승 계보와 학술적 가치 조사'발굴'재조명, 지역에 흩어져 있는 기능보유자들의 모임 등이 속히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주'(城主)는 예부터 집 건물 수호신으로 모셔졌다. 양반가에서는 한지를 접은 성주 '신체'(神體)를 대들보에 두었고, 농'어가에서는 항아리 안에 쌀을 담은 '성주단지'를 집안에 두었다. 특히 '성주풀이'는 집을 새로 짓거나 이사를 할 때, 개인이나 공동체가 복을 빌 때 어김없이 행해진 의례였다. 가족과 공동체의 안녕을 염원했던 민중의 혼을 담아낸 민간신앙이었다.

김명호(안동'문화환경위원회) 경북도의원은 "전국 모든 성주풀이에 '성주의 본이 경상도 안동땅 제비원'이라는 가사가 공통으로 들어 있다. 경북의 문화원형이 한반도 전역으로 퍼져 나가 오랜 세월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았음을 뜻한다"며 문화재 지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안동시도 지난 2013년 문화재청이 아리랑'김치 등 특정 인물의 기능보유자 지정 없이 우리 문화를 단체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성주풀이'도 단체 지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하면서 기존 방식대로 단체 지정과 함께 기능보유자 지정을 함께 추진해야 하는 까닭에 현재는 사실상 문화재 지정 추진에 손을 놓고 있다.

안동에는 최근 (사)안동제비원성주풀이보존회를 꾸려 성주풀이 완창 공연, 성주풀이풍물굿패 창단 등으로 성주풀이 대중화에 나서는 송옥순 명창과 안동경신연합회를 중심으로 성주굿을 이어오는 남순남 회장, 제비원성주풀이문화보존회를 이끄는 배복순 씨 등 3명이 기능을 이어오고 있다.

안동시 이상일 문화재연구담당은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해 전승계보와 활동, 성주풀이 내용에 대한 자료와 학술적 가치, 단체의 실체 등을 갖춰야 한다. 조만간 기능 보유자들과 협의해 추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동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