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참여마당] 우리가족 이야기-우리 집의 세시기(歲時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우리 집의 세시기(歲時記)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명절날 아침 일찍 큰댁에 모여서 조부모님 차례를 모시고 작은집들을 다니면서 숙부모님 차례를 치르게 되었다. 음복과 음식, 또 덕담을 나누면서 순회하다 보면 이내 오후가 된다. 그리고 제각기 시간을 갖고 저녁에 다시 사촌들 계모임을 한다. 유사를 정하여 서로들 집에서 모이다가,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하여 근래에는 줄곧 큰댁과 가까운 음식점에서 만나서, 안부도 전하고 집안 행사도 의논하며 명절을 같이 보내왔다.

이번 설에도 형제들과 차례를 지내러 다니던 중, 승용차 문을 닫다가 그만 새끼손가락을 가볍게 치었는데, 금세 붉은 피가 아스팔트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남은 차례를 모시고, 탁구를 치고, 강정보 산보를 하면서도, 우울하게 오후를 보냈다. 저녁이 되어서 사촌과 조카 내외들이 다시 모여서 환담을 나누는 가운데, 갑자기 총무를 맡은 제수씨가, "아주버님, 회갑을 축하드려요!" 하면서 붉은 봉투를 내민다. 얼떨결에 받아들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부모님, 제수와 설빔, 형과 누이, 숙부모님과 사촌들, 천원 지폐, 막걸리 주전자, 형수, 할머니와 치매, 아내, 포항의 장인, 아이들, 고향 성묘, 테니스, 계모임, 관혼상제, 타국에서의 명절, 산보와 영화 관람….

"까르륵, 꺅", 갓 깨어난 작은집 손자 녀석을 누군가 어르고 있다. 금세 반세기가 훌쩍 지나갔다.

정신교(대구 북구 산격2동)

※우리가족 이야기, 나의 결혼 이야기, 어머니(아버지), 기행문, 추억의 사진, 독후감, 나의 글솜씨(수필·시·시조·일기 등)를 보내 주세요. 선정되신 분께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 드립니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4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원안 통과시켰으며, 이로 인해 검사의 직접 수사 권한과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되고 수사...
반도체 중심 장세에서 제약·바이오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삼천당제약과 코오롱티슈진 등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RX 바...
포스코그룹의 PNR이 포항사업소 인수 입찰 과정에서 특정업체 A사를 사전 내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으며, A사는 관련 경험이 없는 청소업체로...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