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700억 국책사업 청송 성덕댐 '텅텅'

완공 넉달째 水公-안동시의회 취수 갈등

수천억원을 들여 완공한 청송 성덕댐이 한국수자원공사와 안동시의회 간의 대립 때문에 가동될 기약조차 없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성덕댐건설단(이하 수공)은 국책사업으로 2006년부터 2천698억원을 투입해 청송군 안덕면 일원에 면적 1.53㎢, 총 저수용량 2천200만8천t 규모의 성덕 다목적댐을 지었다. 성덕댐의 용도는 대구시민의 젖줄인 금호강 수질 개선과 낙동강 하류인 영천'경산'포항지역의 용수 지원이다.

성덕댐의 용수 지원 방식은 일반 다목적댐과는 달리 물을 가뒀다가 영천 도수로와 연결되는 취수 시설을 이용해 낙동강 하류지역에 직접 물을 공급하는 것이다.

수공은 애초 성덕댐에서 바로 취수하려고 했으나 길안'보현천 수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청송군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댐 하류 26㎞ 지점인 안동지역 길안천에서 취수하는 쪽으로 계획을 바꿨다. 성덕댐 물을 길안천까지 흘려보낸 뒤 그곳에서 취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동의 반대에 직면했다. 길안천의 물이 마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안동시의회는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반대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취수대책위원회 설치와 지역주민 민원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선결요건은 수공에서 마무리됐고, 시에 (취수 시설 건설) 사업신청서가 들어온 상황"이라며 "그러나 시의회 등의 반대여론이 있어 행정절차를 중단한 상태"라고 했다.

이 때문에 수공은 성덕댐 완공과 동시에 가동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취수 시설 공사를 하지 못해 지난해 10월 댐 완공 후 지금까지 댐을 놀리고 있다.

수공은 "더 많은 물을 흘려보내 오히려 길안천이 마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안동 시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또한 길안천 취수대책위원회를 통해 취수 용량을 확인토록 했고, 영천 도수로가 지나가는 보(洑)마다 취수구를 설치해 갈수기 때 길안천에 용수를 공급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안동시의회 한 의원은 "수공의 계속된 설득 작업으로 길안천 주변 지역민들의 여론이 예전과 다소 달라진 듯하다. 오는 5월 중 길안천 취수 반대특위의 지속 또는 해체를 결정할 예정인데 여론 추이를 살펴보겠다. 특위를 해체하려면 명분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만한 제안이 나왔다. 김자현 안동시의회 사무국장은 본지 기고(2월 5일 자 26면)를 통해 ▷수공에 자연환경 보전지역 해제 ▷댐 주변 도로개설 ▷댐 탓에 낙후된 SOC사업 지원 ▷지역 인프라사업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임병진 한국수자원공사 성덕댐건설단장은 "구체적으로 안동시의회가 요구해온 사항은 아직 없다"면서도 "자연환경 보전지역 해제는 수공 예산을 안동시로 넘겨 현재 타당성 관련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용역이 끝나면 결과에 따라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나머지 지원 사업도 안동시의회와 최대한 협의를 통해 성사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안동 청송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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