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나미브사막이 원산지인 고기능성 다육채소 '아이스플랜트'(일명 바라후)를 동해안에서 처음으로 재배에 성공했다.
포항 오천읍 갈평리에서 진성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장종근(57) 씨가 그 주인공.
35년간 시금치와 논농사에 몰두했던 장 씨가 국내에서는 생소한 아이스플랜트 재배에 도전한 것은 2년 전 농협 친환경교육원 마이스터 과정에서 비롯됐다.
아이스플랜트가 외국에서는 스테이크와 함께 먹는 고가의 채소이며 각종 기능성으로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의 성공은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이뤄졌다. 지난해 6월부터 시차를 두고 몇 차례 파종을 해 발아시험을 한 것이 모두 실패를 했다.
그는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각종 서적을 뒤적이며 연구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지난해 9월 말 비닐하우스에서 파종한 아이스플랜트가 높은 발아율을 보였다. 이달부터는 본격적인 출하를 하게 됐다.
아이스플랜트는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남서부, 아메리카 서쪽 건조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다육식물로 발아율이 낮고 성장속도가 더디다. 줄기와 잎에 물기를 머금은 듯 가득 덮은 투명한 결정체가 얼음 같은 모양을 갖고 있어 아이스플랜트라 불린다.
씹으면 톡 터지면서 짠맛이 나는 이 결정체는 블러더라는 세포이며 이노시톨류, 베타카로틴 등 인체에 유용한 성분과 각종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스플랜트는 혈당치를 낮추는 피니톨과 중성지방을 억제하는 마이요 이노시톨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잎과 줄기를 생식하거나 즙으로 사용하면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변비, 고지혈증, 우울증, 탈모 등에도 효과가 있고 항산화 작용, 비만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고 포항시농업기술센터는 설명했다.
아삭거리는 식감이 있어 고기와 함께 쌈으로 먹거나 즙, 겉절이, 튀김, 볶음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으며, 일부 미식가들을 중심으로 시중에서 ㎏당 3만~4만원에 판매되고 있어 동해안 농가의 새 소득 작물로의 자리매김이 기대된다.
포항시농업기술센터 이종부 소장은"지구온난화로 농작물의 재배 적정지가 변화하고 있는 때에 아이스플랜트의 지역재배 성공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새 소득작물 개발의 좋은 본보기가 됐다"고 말했다.
농장주 장 씨는"어렵게 재배에 성공한 만큼 경북 동해안의 대표 엽채류로 외지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소비가 촉진돼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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