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더미 속에서 혼자 생활하던 고교생이 새로운 삶을 찾았다.
수성구 지역 단칸방에서 혼자 살던 A(16'고교 1년생) 군. 지난달 주민등록증 발급 통지서를 주기 위해 A군 방문을 연 이 동네 통장 B씨는 깜짝 놀랐다. 방바닥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쓰레기와 옷가지, 각종 고지서 등이 가득 널려 있었다.
B씨는 고지서를 전달한 뒤 곧장 주민센터 복지담당자를 찾아가 A군의 심각한 상황을 설명했다.
부모님이 이혼한 뒤 아버지와 살던 A군은 신용불량자였던 아버지가 돈을 벌러 외지로 떠나면서 3년째 혼자 살았다. 아버지는 매일 1만원의 용돈만 부쳐줬고 A군은 학교급식 이외엔 3년 동안 끼니를 라면으로만 때웠다. 월세(25만원)도 1년 이상 밀렸고 요금을 못 내 급기야 석 달 전부터 전기도 끊어졌다.
수성구청 백영미 담당 복지사가 아버지와 여러 차례 접촉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지만, "청소 외엔 우리 가정에 관여하지 말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구청 '복지다누비 기동대'는 구청과 연계된 자활지원센터 청소팀을 불러 집 청소와 방역을 벌였다. 30㎡(9평) 정도 되는 작은 집에서 각종 해충과 무려 1t가량의 쓰레기가 나왔다.
백 복지사는 한국전력공사에 협조를 구해 전기를 다시 연결하고, 아버지를 만나 월 110만원씩 3개월간 긴급복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후 이 가정을 도우려는 손길이 이어졌다. 모 치과에서 이불과 전기요를 전달했고, 구청 직원들도 가스레인지와 반찬, 자전거 등을 지원했다. 한 직원은 자신의 아들과 나이가 똑같은 A군이 안쓰러워 신발을 사주고 이발을 시켰다.
A군의 아버지는 깨끗해진 집을 보고 나서 "앞으로 아들과 함께 살며 밥을 꼭 챙겨 주겠다"고 약속했다. 수성구 희망복지지원단 관계자는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주민들이 많다. 앞으로도 반드시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찾아 긴급지원제도 등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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