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통의 인사동서 '변화'를 외치다

"관광객 유치할 문화 넣고 건물주엔 세제 혜택 줘야"

서울 인사동 거리가 꿈틀대고 있다.

전통 고수와 변화의 바람을 타느냐를 두고 기로에 섰다. 4, 5년 전부터 중국 관광객(유커)들이 일본 관광객을 압도하면서 이 같은 분위기에 불을 붙였다. 인사동 상인들과 건물주 사이에는 '전통'과 '개발'에 대한 견해차로 갈등을 빚기도 한다.

김용승 인사동주민발전협의회 회장은 시대 흐름에 따르는 변화를 주창하는 건물주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는 인사동을 시대 상황에 맞게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문화를 넣고 관광지구로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제한으로 재산상 막대한 손해를 보는데도 건물주의 일방적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 제한을 하려면 세제 혜택이나 인센티브 등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반면 인사동전통문화보존회는'세계 속의 인사동''가장 한국적인 문화박물관'을 기치로, 인사동의 주거환경과 용도 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본래의 전통문화를 오롯이 지켜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사동은 2000년대 들어 10년가량 한류 바람 등을 타고 일본 관광객이 주류를 차지했다. 이들은 주로 고미술품을 비롯해 자수'나전칠기'방짜유기'도자기'목공예품 등 한국 고유의 예술품을 선호했다. 하지만 최근 4, 5년 동안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일본 관광객 대신 유커들이 거리를 휩쓸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명동과 남대문시장에서 보석, 화장품, 의류 등을 대량 구입하는 대신 인사동 거리는 눈요기만 하고 지나치기 일쑤다.

조선 초부터 조선미술 활동의 중심지였던 인사동은 1930년대부터 해방 후까지'골동품 거리', 70년대 이후 현대화랑을 중심으로 '미술문화의 거리'로, 80년대 이후 골동품과 미술문화를 포괄하는 전통 문화예술 활동의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인사동이 앞으로 또다시 변화의 바람을 탈지, 한국적 전통을 고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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