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수행하고 있는 '사도좌(교황청) 정기방문'(앗 리미나)은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연이은 만남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전체 9일 일정 중 3일을 교황과의 만남에 할애한 것. 한국 주교단은 두 그룹으로 나눠 9일과 12일 각각 교황을 알현했고, 그 사이 11일에도 한국 순례단과 함께 교황을 만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 등 한국 주교 11명으로 구성된 두 번째 그룹 및 몽골 울란바토르 지목구장 주교와의 만남에서 "남한과 북한은 같은 언어를 쓰는 한민족"이라며 북한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또 지난해 방한 당시 받은 한국인들의 환대에 감사를 표시했고, 한국 방문 때 집전한 한국 순교자 124위 시복식에 대한 기억, 한국의 젊은이들과 목자들이 가져야 할 사명에 대해 밝혔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주교들이 신자들과 함께하고 젊은이들에게 귀 기울이며 봉사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한국 주교단 전체의 공동 알현을 다시 받았고, 오후에는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한국 주교단이 마련한 124위 시복 감사 미사에 참석했다. 이날은 교황이 하루 종일 한국 천주교와 함께한 셈이었다.
앞서 교황은 9일 한국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와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 등 한국 주교 14명으로 구성된 첫 번째 그룹과의 만남에서 첫 질문으로 "세월호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물었다. 지난해 8월 방한 때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4박 5일의 빡빡한 일정 중 4차례나 세월호 유족을 만났던 교황이 잊지 않고 관심을 나타내 국내 언론에서 크게 주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주교단과의 만남에서 자유로운 대화 분위기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교황 알현은 각 교구 주교별로 수 분 남짓 짧게 형식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교황이 주교들과 단체로 만나 한국 천주교 사목 현황 등 공통된 주제를 다루며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만들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의미 있는 만남을 소화한 한국 주교단은 14일 성 바오로 사도 무덤 제대 미사, 15일 이탈리아 로마 한인공동체와의 만남 등을 갖고,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와 주교별 교황청 각 부서 방문을 17일까지 이어 나간다.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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