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17일 청와대 회동은 초반 덕담이 오간 것을 제외하고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문 대표의 신랄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회담 내내 싸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오후 3시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이뤄진 회동은 박 대통령의 모두 발언이 끝날 때까지는 화기애애했다.
박 대통령이 접견실에 먼저 들어온 뒤 차례로 입장하는 문 대표와 김 대표를 악수로 맞이했고, 이어 3인이 나란히 선 채 기념촬영이 진행됐다.
문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오랜만에 뵙는다. 순방 뒤라 피곤하실 텐데 이렇게 또…."라며 인사를 했고, 박 대통령은 "아직 시차 때문에 그런데, 열심히 행사를 다니면서 극복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문 대표님 취임 이후에 정식으로 뵙는 게 처음이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고 덕담을 건넨 뒤 "오늘 이렇게 여야 대표를 모셔서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이 자리는 지난번에 있었던 중동 순방 결과를 설명과 국회에 여러 가지 협조를 드리고 두 분의 말씀을 들으려고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모두 발언에 이어 문 대표는 "대통령이 중동 순방으로 고생하셨다. 특히 순방 중에 청예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끌어안는 모습이 좋았다. 중동 순방이 큰 성과를 냈다고 하는데 다행이다. 이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당이 협조할 것이 있으면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10분이 채 안되는 초반 대화 이후 문 대표가 '공약 파기' '총체적 위기' 등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의 경제정책을 낱낱이 비판하면서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문 대표의 발언 수위가 올라가면서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 복지 파기' 등에 관한 언급에서는 테이블 위의 종이에 메모를 하고, 간간이 문 대표의 얼굴을 쳐다보기도 했다.
분위기가 냉기류로 흐르면서 그나마 마지막 모두 발언을 한 김 대표가 문 대표의 청와대 근무경험을 언급하며 상생과 협력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가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김 대표는 "오늘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문 대표는 이전에 민정수석을 하면서 4년이나 청와대에 계셨는데, 국정의 넓고 깊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다 못한 개혁이 있으면 같이 완성할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하길 바란다"며 "이번 만남을 통해 상생 정치를 이뤄내고 경제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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