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지난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것은 하위권 팀을 상대로 승수를 차곡차곡 쌓은 덕분이었다. 삼성은 지난해 전체 78승 가운데 7위 롯데에 12승(4패), 8위 KIA에 12승(4패), 9위 한화에 11승(1무 4패)을 거뒀다. 삼성의 승리 중 45%가 이들 세 팀으로부터 챙긴 것이다.
삼성이 올 시즌 5연패를 향해 순항하려면 하위권 팀에 압도적 우위를 지켜나가야 한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한화는 삼성에서 잔뼈가 굵은 배영수와 권혁을 스토브리그에서 영입, 껄끄러운 상대가 됐다.
권혁은 '친정' 삼성과의 22일 시범경기에서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우려를 현실화시켰다. 그는 이날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최종전에 유먼에 이어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첫 타자 최형우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이승엽'구자욱을 범타로 막았다. 또 7회에는 백상원'이정식'박해민을 삼자 범퇴로 간단히 돌려세웠다. 이정식을 제외한 삼성의 좌타자 라인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처리한 권혁은 이 경기의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해 4년 총액 32억원을 받고 한화로 이적한 권혁은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2002년 프로에 데뷔했다. 삼성에서만 무려 12년 동안 뛴 덕분에 삼성 타자들을 훤히 꿰뚫고 있다. 더욱이 스프링캠프에서 투구 폼을 수정, 김성근 한화 감독으로부터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올 시즌 승부처에서 삼성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더욱 커졌다.
삼성에서 권혁과 같은 기간 한솥밥을 먹으면서 '푸른 피의 에이스'로 불렸던 배영수는 아직 삼성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20일 롯데전 4.1이닝 3실점, 12일 두산전 3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권혁과 마찬가지로 배영수 역시 삼성전에서는 이를 악물고 던질 가능성이 크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이 배영수를 배워야 한다. 배영수는 마운드에서 독기가 있다"라고 칭찬했다.
한편 삼성은 2군 선수들을 대거 내세운 한화에 1대2로 패배, 5승7패(8위)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선발투수로 나온 차우찬은 5이닝을 2피안타 2사사구 1실점으로 막아 제5선발다운 구위를 뽐냈다. 타선에서는 나바로가 결장하면서 리드오프로 나선 김상수가 4타수 2안타, 최형우가 3타수 3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전날 경기에서는 삼성이 9대3으로 이겼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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