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작은 집서 치른 시범경기 법적 다툼으로…

펜스 교체 지연…포항서 8경기 연간 계약 광고 손배 제기 예정

지난달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펜스 교체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체육시설관리사무소 제공
지난달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펜스 교체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체육시설관리사무소 제공

프로야구 시범경기의 포항 이전 개최(본지 2월 26일 보도)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TV로 방송된 이들 시범경기를 치르지 못한 탓에 광고 효과를 누리지 못한 대구시민야구장 광고업체들의 불만이 잇따르면서다.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시민야구장의 펜스 교체 작업이 지연되는 바람에 홈 시범경기 10경기 가운데 8경기를 포항야구장에서 치렀다.

대구시민야구장의 광고대행업체인 '에스피 코리아' 측은 22일 "야구장의 관리 책임기관인 대구시체육시설관리사무소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며 "조만간 변호사 선임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액은 수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구장의 연간 광고권 27억5천900만원(부가세 제외)을 72경기(정규시즌 62경기, 시범경기 10경기)로 나눈 금액(경기당 약 3천832만원)에다 대구에서 치르지 못한 시범경기 수를 곱한 금액만 해도 3억원이 넘는다.

이 회사 관계자는 "광고주들은 시범경기가 당연히 대구에서 치러지는 것으로 알고 연간 계약을 했으나 대구시의 잘못으로 시범경기 대부분을 대구에서 치르지 못해 손해를 봤다"며 "야구장 광고 영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 역시 불만이 적지않다. 시범경기 대부분을 원정(?)으로 치르면서 괌, 오키나와에 이어 '포항 스프링캠프'를 치렀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선수단은 대구에 있는 집 대신 호텔을 사용하느라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고, 프런트 입장에서는 예상 밖의 지출이 많았던 탓이다. 삼성은 8경기를 포항에서 치르면서 숙박비 등으로 5천만원 가량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정규시즌에 들어가기 전 시범경기를 통해 야구 열기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며 "3월 중에 주로 이뤄지는 연간 회원권(48만~116만원) 판매도 전년 대비 10%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한편 쿠션 기능이 거의 없어 '선수 잡는 펜스'라는 비난을 받았던 대구구장의 펜스는 지난달 13일 공사를 마무리했다. 두께가 150㎜인 펜스 보호 패드는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수입제품으로 교체됐다. 또 내야 관람석 앞 보호그물은 1m가량 더 높아졌고, 색상은 관전에 편하도록 기존 녹색에서 검은색으로 바뀌었다. 더그아웃 안전펜스 역시 선수 안전을 위해 높이가 더해졌다.

프로야구 마지막 시범경기가 열린 대구구장에는 22일 8천500명, 21일 6천100명의 관중이 찾았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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