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에 생산공장을 둔 ㈜로윈이 국내 철도차량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독점시장이었던 철도차량 제작 분야에 새로운 실력자로 이름을 올렸다.
조달청은 서울메트로 지하철 2호선 노후전동차 교체 200량 구매입찰에서 로윈과 ㈜다원시스의 컨소시엄이 적격자로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조달청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는 현대로템㈜, 로윈'다원시스 컨소시엄, ㈜우진산전이 참여했다. 애초 조달청은 구매입찰 가격을 2천530억원으로 예상했으나 로윈과 다원시스 컨소시엄이 2천96억의 최저 입찰가격을 제시해 434억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도 거뒀다.
무엇보다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철도차량에는 자동차보다 훨씬 더 많은 부품이 들어간다. 철도차량의 부품을 공급해 온 지역기업 입장에선 새로운 활로가 생긴 셈이다. 지금까지 로윈은 철도차량 부품의 70%가량을 지역에서 공급받아 왔다.
특히 시장에선 이번 입찰결정이 사실상 현대로템 독점구조였던 국내 철도차량 시장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완연한 경쟁구도가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의 철도차량 제작 시장은 현대로템의 독점체제였다. 현대로템은 1999년 철도차량 사업 통폐합으로 대우중공업'현대정공'한진중공업 등 3사가 통합돼 만들어졌다.
이후 지금까지 약 15년 동안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이에 따라 국내 철도운영기관(지하철공사)들은 현대로템이 제시한 가격을 기준으로 구매 단가를 결정해야 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1999년부터 현재까지 코레일이 도입한 전기동차 1천398량 전량을 공급했다. 납품금액은 1조4천443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현대로템이 다른 업체와의 경쟁을 통해 계약을 딴 것은 단 2건, 152량에 불과하다.
철도차량 사업이 경쟁구도로 진입하자 경쟁기업 간 흠집 내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로윈의 생산능력을 의심하는 주장들이 일부 언론을 통해 시중에 유포되고 있다.
로윈이 현재 법정관리 중인 데다 그동안 철도차량 납품실적도 미미하기 때문에 이번에 수주한 물량을 제대로 납품하지 못할 것이라는 루머가 떠돌고 있다.
이에 대해 김재철 로윈 대표이사는 어불성설일 뿐 아니라 불순한 의도를 가진 주장이라고 반발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로윈은 서울지하철 7호선 전동차 56량을 납품한 바 있으며 이번 수주를 계기로 법정관리를 보다 빨리 졸업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번 수주를 발판으로 해외 철도차량 제작사업에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발주처인 서울메트로 역시 로윈이 제작할 전동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전동차의 품질에 관한 심사는 공정하게 이뤄졌으며 로윈이 거뜬하게 심사를 통과했다"며 "로윈이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가격경쟁력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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